한 해를 마무리하고 동시에 다가올 새해를 준비하면서 들뜨는 시기입니다. 그러나 10월 말에 들려온 안타깝고 가슴 아픈 소식에 올해 겨울은 어느 해보다 마음이 시리고 무겁습니다. 대한적십자사는 이태원 사고에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
1905년 창립 이래 117년간 제네바협약의 정신과 국제적십자운동 기본원칙에 따라 재난과 재해 현장에서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안전을 지켜온 대한적십자사는 이번 사고로 불안과 우울함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재난심리회복지원을 전개하고 있으며, 긴급상황에서 누구나 안전할 수 있도록 심폐소생술을 비롯한 안전교육에 더욱 힘쓰고 있습니다.
2022년 대한적십자사는 재난의 현장에서 어느 때보다 숨 가쁘고 긴박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올해는 국내외로 대형 재난과 무력 충돌의 위기가 이어졌습니다.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현장을 비롯하여 100여 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를 입은 중부 지방, 태풍 힌남노가 휩쓸고 간 경북·제주 등지의 피해 현장에서 긴급구호 및 복구활동을 펼치며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전 세계적인 인도적 위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무력 충돌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위해 구호물품, 의료품, 영유아 분유 등을 지원했으며, 인도적 지원센터를 건립해 통합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국내에 입국한 우크라이나 고려인 동포를 위한 긴급지원, 파키스탄 홍수 이재민 구호 등 국제구호활동에도 전력을 다했습니다.
대한적십자사가 이처럼 인도주의 위기 속에서 신속하게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적십자 가족 여러분의 헌신과 노력 덕분입니다. 올 한 해도 전국 곳곳에서 적십자 인도주의 정신을 실천하며 대한적십자사의 이름을 빛내준 적십자봉사원과 RCY 단(회)원, 헌혈자와 후원자 여러분께 진심 어린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웅크렸던 토끼가 더 멀리 뛴다고 합니다. 2023년 검은 토끼의 해, 계묘년에는 그동안 쌓아온 노력과 경험을 기반으로 새로운 도약을 이뤄낼 수 있도록 적십자의 미래에 여러분 모두가 동참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우리가 있어야 할 자리는 고통이 있는 곳입니다. 그 자리를 다시 사랑과 희망으로 채워나갑시다.
대한적십자사 회장 신 희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