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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물의 날' 맞이 대한적십자사 캠페인
'Water for Lives'뇌파로 교감하며
황무지에 물을 대고 화장실을 건설한다"이렇게 돈 주고 물을 사서 먹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물을 들고 이렇게 이야기한다. 인구가 증가하고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생명의 근원인 물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으나 수질 오염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대한적십자사에서는 'Water for Lives'라는 주제로 뇌파를 이용한 적십자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첨단 기기를 사이에 두고 물 부족 국가의 어린이와 교감하며, 물로써 더불어 잘 사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소중한 체험 현장으로 가본다.
물 부족 국가 어린이도 '잇몸 미소' 짓게 한 뇌파 활용 적십자 브랜드 캠페인
전 세계적인 식수난 해결에 대한 동참을 호소하며 UN은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지정하고 있다. 이에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3월 21일부터 26일까지 '세계 물의 날 주간'으로 정하고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뇌파 활용 적십자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아기를 안고 나들이에 나선 젊은 여성부터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쇼핑몰에 들른 직장인까지 남녀노소 다양한 인파가 'Water for Lives'라고 적힌 특설무대를 방문해 집중 시 발생하는 뇌파로 물 부족 국가 아이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머님, 댁에 화장실 있으세요? 수돗물 틀면 잘 나오나요? 혹시 마실 물이 없어 물 길어본 적 있으세요?" 용기 내어 첫 번째 참가자로 나선 어르신에게 사회자가 질문을 던지자 적잖이 당황하면서도 농담 같은 물음이 재미있다는 듯 대답이 이어졌다. "아이고, 요즘 화장실 없고 물 안 나오는 집이 어딨어요? 어릴 때도 물 아껴 써라 말은 들었지만 마실 물이 없어 물 길어 오고 그러진 않았지."
유쾌한 문답을 주고받은 어르신이 뇌파 측정기를 장착하자 화면에 한 어린이가 등장했다. 풀 한 포기 없는 황무지에 어린이가 물통을 들고 서 있는 모습. 60초 동안 참가자가 이 어린이에 집중하자 뇌파를 감지하여 단계별로 수도 시설과 화장실이 생기고 교육시설이 세워졌다. 주변 소음에 개의치 않고 집중한 어르신이 3단계 학교 건립 미션까지 성공해내자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환호했다.
"TV에서 물 부족 국가 다큐멘터리를 봤어요. 어린아이들이 하루 두세 시간씩 머리에 물동이를 이고 물을 퍼다 나르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는데, 가상이지만 그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해준 것만 같아 기분 좋네요. '세계 물의 날'이 있다는 건 오늘 처음 알았는데 앞으로 주변에도 알리고 저도 물을 더 아끼면서 물 부족 현상에 관심을 가져야겠어요."
1분 동안 집중하여 최종 단계 미션까지 완수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아 보였고, 1~2단계까지만 성공한 참가자들은 "이거 꽤 어렵네"라며 멋쩍은 웃음을 짓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3단계 미션까지 성공할 확률은 100명 중 1명꼴이라고. 그러나 이날 참가자들은 최대한 집중력을 끌어올려 화면 속 어린이와 교감하기 위해 노력했고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고자 집중 그 이상으로 몰입하는 열정을 선보였다. 대부분 2단계 미션까지 성공하여 화장실이 건립되는 가상 체험을 흐뭇하게 지켜봤고, 3단계 미션까지 성공해내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등 물 부족 환경에 대한 참가자들의 개선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또한 기업의 후원으로 3단계 성공 때마다 3만 원이 기부되었고, 현장에서는 물 부족 국가 아이들을 위한 정기후원 신청서를 쓰기 위한 발길이 이어졌다.
하수의 재발견, 버릴 물도 다시 보는 물 절약 습관의 중요성
1992년 리우데자네이루 환경회의에서 처음 발제하여 이듬해부터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제정한 지도 어느덧 20여 년이 훌쩍 지났다. 지구온난화 등 기후 환경이 변화하여 지난 100년간 평균 기온은 높아지고 강수량도 증가했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전 세계 물 수급의 불균형을 초래하였다. 폭우가 몰아쳐 수재민 발생 지역이 생기는 반면 가뭄에 시달리며 식수는커녕 생활용수 지원조차 못 받는 곳도 늘고 있는 현실. 게다가 인구 증가로 인해 1인당 물 소비량은 급증했으나 수질오염은 갈수록 심각해져 사용 가능한 수자원을 확보하기가 더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UN에서 정한 올해 주제는 버려지는 하수를 재활용하자는 취지에서 선정한 '하수의 재발견(Waste Water), 그리고 지속 가능한 발전'이다. 무엇이든 흐르는 물에 씻는 것이 위생적이라는 인식 때문에 손 한 번 씻을 때도 수도를 틀어 놓고 그냥 흘려보내는 물이 많은 오늘날, 시의적절하게 선정된 주제라고 할 수 있다. 기존에 재활용 대상으로 인식했던 빗물뿐만 아니라 생활하수의 재활용 가치도 높다는 발상의 확장이 일상생활에서 물을 아끼는 것부터 실천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보탠다.
대한적십자사는 물 부족 국가의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05년부터 '물과 위생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라오스, 필리핀, 네팔,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요 물 부족 국가를 대상으로 식수 공급 및 위생 시설 건립을 진행하고 주민들에게 위생 교육을 실시하여 깨끗하고 안전한 마을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다. 단순히 급수 시설을 지어주는 것이 아니라 위생 교육을 포함하는 '물과 위생' 캠페인을 통해 자립 가능한 위생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적십자 '물과 위생 사업'의 목표다.
지구촌에서 물이 부족해 고통받는 사람이 10명 중 1명, 화장실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3명 중 1명, 수인성 전염병에 걸려 사망하는 사람도 20초에 1명꼴로 발생한다는 현실이 믿기 힘들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물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물 부족 현상을 외면하지 않고 '물과 위생 사업'을 계속 전개하여 고통받는 이들의 짐을 덜어줄 계획이다. 물을 아끼기 위해 수도를 잠그고 버릴 물도 다시 보는 생활 속 작은 습관부터 실천하며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 RC HOPE RC는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