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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2일 금요일, 오전부터 속초 모리조트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대한적십자사에서 주최한 2018년 강원 이산가족 초청행사에 참석하기 위한 어르신들이었다. 대한적십자사 봉사원들의 도움을 받으며 명단을 체크하고 행사장에 들어서는 그들의 얼굴에는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희망이 서려 있었다.
이산가족 상봉의 열망,
꽃피우다
2018년 강원 이산가족 초청행사 오랜 기다림에 지친 이들에 대한 위로, 그리고 희망의 한마당
지난 6월 22일, 대한민국의 이목은 북한 금강산 관광 지구에 쏠렸다.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대망의 남북적십자회담이 개최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같은 날, 속초에서는 대한적십자사와 통일부가 공동주최한 2018년 강원 이산가족 초청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오랜 세월 가족을 그리워하며 상봉을 갈망해 온 이산가족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이산가족 정책에 대해 안내하는 공감과 소통의 자리로 마련됐다. 행사에 참여한 강릉, 고성, 속초, 영월 등지에서 모인 약 180여 명의 이산가족의 얼굴에서 금번 상봉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엿볼 수 있었다.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됐다. 간단한 내빈 소개가 끝 난 뒤 가장 먼저 단상에 오른 대한적십자사 강원지사 이돈섭 회장은 행사에 참석한 이산가족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이 만나 판문점 선언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발표했는데 이 분위기가 계속되어 이 자리에 참석한 이산가족 분들이 그리운 고향에서 가족과 만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고 전해 참석자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어 대한적십자사 정준영 과장의 이산가족 정책설명회와 통일부 통일교육원의 전은찬 교수의 이상가족 상봉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설명으로 현 이산가족 상봉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오후에는 이산가족들을 위로하는 다양한 문화공연이 채워졌다. 구성진 북한 사투리를 구사하는 평양민속예술단 공연단이 등장해 화려한 북한 특유의 민속춤으로 어르신들의 향수를 달랬고, 트로트 가수 김현미 씨의 노래로 참석자들의 무거운 마음에 잠시나마 흥겨운 시간을 선물했다.이산가족 상봉, 아직 놓지 못한 꿈을 기다리며
이날 오후, 마침내 남과 북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오는 8월 20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될 것임을 공동 발표했다. 남북 관계 냉각으로 2015년 10월 금강산에서 마지막으로 개최됐던 이산가족 상봉이 3년 만에 재개된 것이다. 행사에 초청된 이산가족들을 포함, 오랜 기다림의 길을 걸어온 많은 이산가족들이 이날의 소식으로 다시 감회에 젖었다. 생전 볼 수 있을까 생각했던, 수 만 번은 그려봤을 가족의 얼굴을 만나는 꿈을 다시 가슴에 품었다. 이산가족들의 연령은 대부분 80, 90대로 이산가족 상봉은 남북 상황, 정치적 문제를 떠나, 해결해야하는 매우 시급한 과제이다. 1988년부터 현재까지 등록된 이산가족 신청자 132,484명 중 7만 5,425명이 사망했고, 남아있는 생존자들도 대부분이 고령이다. 이산가족 대부분이 가장 절실한 관계인 직계가족으로 지금의 기회를 놓치면 가장 가까운 혈육을 만나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 하게 되는 비극이 계속되게 될 것이다. 이산가족 문제에 있어 우리에겐 남은시간이 없다. 오는 8월에 열릴 이산가족 상봉을 기점으로 이산가족들의 만남이 확대되어 더 많은 가족들이 만나는 길이 열리길 바란다.
- 이야기+ 이야기+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