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힘내라고 말하지만, 그 말들이 나를 위한 것처럼 느껴지지 않을 때가 있어. 가족 도, 친구도, 선생님도 내 마음을 진짜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껴져.

지금 느끼는 혼란과 외로움은, 설명할 수 없을 만큼 크고 무겁게 느껴질 수 있어. 그럴 때 가장 먼저 필요한 건 내 감정을 잘못된 것으로 몰아가지 않는 거야. 슬픔도, 분노도, 외면받고 싶은 마음도 다 자연스러운 감정이고 너만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게 아니야. 지 금 중요한 건, 그 감정을 혼자 끌어안지 않도록 ‘정서적 안전기지’를 만드는 거야. 당장 해결해주지 못하지만, 옆에서 무너지지 않게 잡아주는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해. 내 손을 잡아주는 그 사람과 함께 내 감정을 인정하게 해주는 도움을 받아봐.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도와달라고 말해도 괜찮아.

작은 말에도 자꾸 폭발하게 될 때가 있어. 억울하고 속상한데, 화를 내고 나면 결국 내가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아. 상처받은 건 나인데, 왜 항상 사과도, 설명도 나더러 하라는 걸까?

분노는 나쁜 감정이 아니야. 인사이드 아웃 봤지? 거기서 분노나 슬픔이라는 부정적인 감 정도 매우 중요하다고 하잖아. 대부분 화는, 사실 ‘억울했어, ‘무시당한 것 같아, 속상했어 같은 감정에서 시작돼. 왜 화가 났는지 스스로 알게 되면, 화를 폭발하는 대신, 다르게 표 현할 수 있는 힘이 생겨. 네가 나쁜 게 아니라, 그 감정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몰랐던 것뿐 이야. 그걸 스스로 하기 어렵다면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 잊지 마.

사람들 앞에선 웃고 있지만, 속으론 매일 무너지고 있는 느낌, 아 무 이유 없이 눈물이 나고, 아무도 날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 ‘다들 잘 사는 것 같은데 왜 나만 이럴까?’ 하는 생각에, 내 마음을 말하기가 더 어려워지기도 해.

사실 너만 그런 게 아니야. 청소년 4명 중 1명은 지금 불안, 우울, ADHD 같은 정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어. 그중 많은 친구들이 이미 상담 선생님, 병원, 신뢰할 수 있는 어른 들의 도움을 받아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 최근 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울감을 경험한 청소년은 약 25%, 불안장 애 증상을 경험한 비율도 약 20% 이상이야. 너처럼 말하지 않고 있는 경우도 많을 테니 실제로는 그것보다 많겠지. 너 혼자만 그런 게 아니야. 그리고 언제든지 너를 도와줄 사 람들이 있고, 그중에는 이미 그 길을 먼저 지나온 친구들도 있어. 그러니, 지금 조금 용 기를 내. 너는 잘못된 게 아니야. 단지, 지금은 네 마음이 ‘감기'에 걸렸을 뿐이야. 조금 쉬 고 일어나면 금세 다시 건강해질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