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을 기록하다

촉촉하게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시작된 제14회 청소년 자원봉사 페스티벌! 잔뜩 흐린 하늘 아래 서울 뚝섬 공원 한강공원 수변 광장엔 밝게 웃으며 재잘재잘 이야기를 나 누는 RCY 단원들의 발걸음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하얀우 비를 입고 해맑게 웃는 단원들의 얼굴은 밝은 햇살보다 빛났다. RCY(청소년적십자) 서울시협의회가 주관하고 대 한적십자사 서울지사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서울시교육 청, 서울교통공사 등 다수 기관의 후원 아래 RCY 단원들 과 시민들이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이었다. ‘청소년이 이 끄는 변화의 첫걸음’이라는 슬로건 아래, ‘체험-공연-나 눔-공익 캠페인’이 어우러진 이 행사는 시작부터 끝까지 따뜻한 울림을 전해주었다.

장난기 가득하던 단원들의 얼굴이 단원 대표의 선서와 국 민 의례 가운데 사뭇 엄숙해지는 것을 보며 밝지만은 않다 고 생각했던 대한민국의 앞날이 그 자리에 모인 미래의 리 더들에 의해 밝게 빛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되었다.

현장에는 총 40여 개의 체험 부스가 운영되었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 동아리, RCY 부서 단체 등이 운영한 각 부 스는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구성되어, 방문객 들에게 자원봉사의 가치를 흥미롭게 전달하였다. ‘멸종 위 기종 병뚜껑 키링 만들기’, ‘탄소중립 비즈 만들기’나 ‘천연 디퓨져, 제습제 만들기’와 같은 친환경 주제의 부스부터 ‘수어 명함 만들기’, ‘공감 한 걸음’이나 ‘희망 메시지 배지 만들기’와 같은 사회적 약자 혹은 도움이 필요한 대상에 대 한 주제는 RCY가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다가가기 쉽고 자 연스러운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RCY의 주요 캠페인 주제인 헌혈, 각종 안전 관련 프로그램, 응급처치 관련한 부스들은 인체 모형 활용 이나 모의 체험 등을 통해 활동을 진행하여 전문적이고 진 지한 분위기 속에서도, 단원들과 진행 크루들의 친절하고 자세한 덕분에 어린 학생들부터 어르신 연령에 이르기 까 지 많은 호응을 얻었다.

단원들의 오랜 준비와 정성이 꾸려진 각 부스마다 지도자 그룹 단원들이 세심하게 단원들의 안전을 돌보는 모습에 서, 그러한 리더십에 귀 기울이고 궂은 날씨에도 최선을 다 해 활동에 참여하고 일반인 참여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함께 알아가고 즐기려는 단원들의 모습에서 단단하게 쌓여 온 팀워크를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비로 인해 발길이 드물었던 부스들에 오후가 되면서는 눈을 반짝이며 관심 있는 주제의 부스를 탐방하는 일반인들이 늘어나 이번 축제 의 의미가 더욱 가치 있게 느껴졌다.

중앙의 무대에서는 학생 동아리의 댄스 및 보컬 공연부터, RCY 활동 소개, 연예인 축하 무대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 이 이어졌다. 사회자의 유쾌한 진행과 더불어 단원들의 숨 은 끼가 발현되는 그 시간, 현장의 분위기는 금세 달아올랐 다. 친구나 동료의 퍼포먼스를 보며 한껏 즐기고 응원하고 환호하는 모습에서 앞으로 이들이 만들어 나갈 RCY의 새 롭고 다채로운 모습이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현장 곳곳에 서는 RCY 단원들이 홍보 피켓을 들고 시민들과 인사를 나 누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거나, 직 접 만든 체험 작품을 자랑하는 모습은 이날의 진정성을 고 스란히 보여주었다. 비를 뚫고 달려온 친구들이 대한적십 자사의 귀염둥이 마스코트 세호와 함께 웃으며 찍은 사진, 응급차량 앞에서의 진지한 인증샷, 행사 뒤 뒷정리를 마친 뒤 뿌듯한 표정으로 찍은 셀카까지. 곳곳에서 자원봉사의 순간이 카메라에 담겼다

비가 내렸지만, 청소년들의 마음만은 언제보다 맑고 뜨거웠 던 하루였다. 누군가는 처음으로 RCY 활동의 의미를 알아가 고, 누군가는 익숙한 활동을 통해 또 다른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각자가 가슴 속 열정을 빛 내는 축제의 순간이었다. 한 중학생 참가자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함께하는 걸 보고 놀랐다. RCY라는 단체가 할 수 있 는 일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는 소감을 남겼다. 또 다른 RCY 대학 단원은 “관심과 나눔은 습관이고 참여와 활동은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 오늘, 이 기회를 통해 봉사와 헌신에 한발 더 나아갔다는 기분이 든다”고 전했다. 이번 페스티벌은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를 지닌 자리였 다. 일상 속 작은 실천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내듯, 오늘 의 순간이 모여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갈 것이다. 대한적십 자사 RCY는 앞으로도 청소년이 주도하는 나눔과 생명 존 중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