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을 태안하게

체험, RC 현장 

 


벽화 그리기 및 환경정비활동 체험기 

 

충청남도 태안군 안면도에 위치한 가경주마을. 이 작고 조용한 마을이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충남지역 대학RCY 회원들이 섬마을 돕기 사업의 일환으로 이곳을 찾으면서입니다. 이들은 독거 어르신의 말벗이 되고, 환경정비활동을 하며 마을에 희망을 영글었는데요. 기자도 좋은 취지에 함께하고자 작은 힘을 보탰습니다. 가경주마을에 남기고 온 지난여름의 기록을 전합니다.  





희망을 채색하는 사람들 


아름다울 가(佳), 볕 경(景), 고을 주(州).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가경 주라고 불리는 이 작은 마을에 들어서면 찬란하게 반짝이는 서해가 펼쳐집니다. 시선을 옆으로 살짝 옮기니 해안 길을 따라 담장마다 알 록달록 색을 입히고 있는 사람들이 보이는데요. 이들은 섬마을 돕기 사업 2차 봉사활동에 참여한 충남지역 대학RCY 회원들입니다. 8월 25일부터 26일까지 1박 2일간 RCY 회원과 대한적십자사 충남지사 직원 등 30여 명이 벽화봉사활동과 해변 쓰담 걷기를 위해 이곳을 찾 았습니다. 섬마을 돕기 ‘RCY 함께하는 태안을 태안(泰安, 크게 편안 한)하게’는 지역문제를 해결하고자 RCY 회원들의 아이디어로 탄생 한 사업입니다. 충남지역은 노인자살률이 전국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심각한데요. 충남지사는 노인 빈곤과 고독, 공동체 붕괴 등의 원인으 로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이 사회와의 접촉 기회를 꾸준히 가질 수 있 도록 이번 활동을 기획했습니다. 지난 6월에 진행된 1차 봉사활동에 는 50여 명의 RCY 회원이 참여해 독거 어르신을 위한 삼계탕과 밑반 찬 지원, 심폐소생술 및 스마트폰 사용법 교육, 선박 전복 피해 어민 지원과 취약계층 맞춤형 물품을 지원했습니다.


안면도 최남단에 위치한 가경주마을은 고립되고 낙후된 지역이었습 니다. 2021년 보령 해저터널이 개통되면서 접근성이 좋아져 마을을 찾는 방문자가 늘고 있는데요. 충남지사 대학RCY 이태리 회장은 마 을 활성화를 위해 벽화봉사활동을 기획했다고 말했습니다. “마을을 오가는 사람들이 벽화 앞에서 사진을 찍고, SNS에 인증 사 진을 남겨준다면 자연스레 마을이 알려지고 관광명소가 되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을에 찾아온 작지만 큰 변화

 

8월 26일 봉사활동 현장을 찾은 기자는 벽화 그리기 마무리 작업에 투입됐습니다. 스케치가 되어 있는 새하얀 벽면을 도 안대로 채색하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밑그림 바깥으로 채색이 벗어 나거나 페인트양을 조절 못 해 다른 그림 위로 페인트가 툭 떨어질 때면 등줄기에도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기자 체험을 통해 봉 사활동에 대한 내공을 쌓았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쉬운 봉사는 없더 군요. 뜨겁게 내리쬐는 햇살에 줄줄 흐르는 땀, 쪼그리고 앉아 불편 한 자세로 있었더니 허리를 펼 때마다 ‘어휴’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 습니다. 머리카락과 얼굴, 손까지도 페인트 범벅입니다. 그래도 고개 를 돌렸을 때 눈 앞에 펼쳐지는 바다는 잠시나마 피로를 잊게 해줬 습니다.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났을까요. 바닷물로 그득했던 바다가 쭈욱 밀려 나가고 갯벌이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그 사이 담장에 수놓 은 벽화에는 돌고래가 뛰놀고 어린 왕자도 찾아왔고 다양한 바다 생 물도 헤엄칩니다. “제가 그린 고래 어때요?” 직접 그린 그림을 자랑 하는 한 RCY 회원의 목소리에는 뿌듯함이 녹아있습니다. 벽화가 훼 손되지 않도록 코팅제까지 바르고 나면 벽화봉사활동은 끝. 바닷물 이 차오르기 전 RCY 회원들과 서둘러 해변 쓰담 걷기 활동을 진행했 습니다. 쓰담 걷기란 걸으면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활동의 순우리 말 표현입니다.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준비해 간 쓰레기봉투가 금세 채워질 만큼 많은 양의 쓰레기를 마주하니 속상하고 괜히 부끄 러워졌습니다.


새로운 기운으로 새롭게 단장한 가경주마을. 뜨거웠던 여름의 한가 운데에서 RCY 회원들은 마을 곳곳에 희망과 응원의 메시지를 심었습 니다.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것처럼 RCY 회원들 의 작은 걸음이 마을에 변화의 바람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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