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

2020년은 6·25 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되는 해이지만, 오늘날 전쟁의 참상을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이에 대한적십자사 국제인도법연구소에서는 전쟁을 겪어보지 않은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제1회 국제인도법 영화감상문 공모전’을 개최합니다. 영화 속 전쟁이라는 소재를 통해 전쟁 중에도 지켜져야 할 인간의 존엄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 ‘국제인도법 영화감상문 공모전’을 소개합니다.

국제인도법의 탄생과 적십자 운동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쟁이란 낯선 이야기입니다. ‘국제적·비국제적 무력충돌’ 상황에 기반을 둔 국제인도법 역시 생경할 뿐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촌 어느 곳에서는 크고 작은 무력충돌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많은 희생자가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 채 고통받고 있습니다. 우리가 여전히 국제인도법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이지요. 더욱이 국제인도법은 적십자 운동과 궤를 같이 하기에 인도주의에 관심을 둔 시민이라면 꼭 알아야 할 분야입니다.

국제인도법(International Humanitarian Law, IHL)이란 국제적 또는 비국제적 무력충돌 시 전투능력을 상실하였거나 적대행위에 가담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하여 국적·인종·종교·계급·정치적 견해 등에 어떠한 차별 없이 그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전쟁의 수단이나 방법을 금지하거나 제한함으로써 무력충돌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한 국제법의 한 분야이기도 합니다. 국제인도법의 역사는 적십자 운동의 기원과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적십자의 창시자인 앙리 뒤낭이 솔페리노 전투의 참혹함을 담은 <솔페리노의 회상>을 저술한 것을 계기로 1864년, 전쟁 시 부상자 보호를 위한 최초의 제네바협약이 제정, 채택되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국제인도법 중에서도 핵심이라 할 수 있는 1949년 4개의 제네바협약을 제정, 보급함으로써 ‘전쟁터일지라도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은 보장되어야 한다’는 숭고한 인도주의 정신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영화 속 전쟁으로 보고 느끼는 국제인도법의 가치

국제적십자운동의 일원인 대한적십자사도 국제인도법의 연구 및 보급을 위하여 1976년 인도법연구소를 설립하고 학술 및 연구자료 발간, 학술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국제인도법을 연구·보급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9월 14일까지 진행되는 ‘제1회 국제인도법 영화감상문 공모전’ 역시 ‘영화 속 전쟁’이라는 소재를 통해 전쟁 중에도 지켜져야 할 인도주의 가치, 더 나아가 평화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감상영화는 미 해군 네이비 실(Navy Seal)의 저격수 ‘크리스 카일’의 실화를 다룬 ‘아메리칸 스나이퍼(American Sniper)’로, 전쟁터에서의 기억으로 끊임없이 고통받는 주인공의 내면과 전쟁의 참혹함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인간의 존엄성은 그 어떤 권력이나 이념도 넘어설 수 없으며, 인간은 전쟁의 도구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력충돌의 상황에서 인간의 존엄성은 쉽게 부정당하곤 합니다. ‘아메리칸 스나이퍼’에서도 전쟁에 관여하지 않은 민간인이 무자비하게 죽임을 당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 우리는 지금도 지구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을 전쟁상황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국제인도법이라는 명문화된 조항이 왜 필요한지, 그 중요성을 다시금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제1회 국제인도법 영화감상문 공모전’이 미래의 지구촌을 이끌어갈 젊은 세대에게 국제인도법의 규칙과 인도적 이슈들을 고찰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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