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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색이 어우러질 때 더 아름답다
조영관의 사람, 생각
어느덧 가을의 한복판입니다.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들어 가는 풍경을 보면서 세상은 한 가지 색보다는 다양한 색이 어울려 지낼 때 더 아름답구나 싶습니다. 우리나라에 머무는 외국인은 전체 인구의 4%에 달합니다. 한국 사회는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가족, 난민 등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까요? 하나의 공동체를 향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이야기합니다.
- 글 조영관(변호사, (사)이주민센터 친구 센터장)
이주민 향한 편견에 갇힌 한국 사회
2022년 7월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의 숫 자는 208만 명입니다.
코로나19로 외국인의 유입이 줄었다고 하지만 통계를 자세히 살 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관광 목적의 단기 체류 외국인 숫자가 대폭 줄어들었을 뿐 한국 사람과 결혼하여 국내로 이주한 혼인 이주민, 외국인 노동자, 유학생 등 장기 체류가 가능한 외국인의 숫자는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더라도 비슷하거나 오히려 소폭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관광객은 줄었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한국으로 삶터를 옮겨오는 외국인 의 숫자는 꾸준히 유지되었는데요.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이주민들과 함께 사는 사회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약 4%는 외국인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체류 외국 인뿐만 아니라 이민자의 배우자 및 자녀, 귀화자, 중도 입국 청소년 등 ‘이주 배경’을 가진 인구가 전체 인구의 5%를 넘으면 다문화‧다인종 국가로 분류합니다. 한국은 다문화 국 가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이주민에 대한 혐오와 거부감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2018년 제 주도로 피신한 예멘 난민에 대해 무려 70만 명의 국민이 현행 난민법을 폐지하고 난민을 강제 출국 시켜야 한다는 청원에 동의했습니다.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민 ‘맞춤형 지원’ 필요
얼마 전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국민 다문화 수용성 지수’ 결과도 우려스럽습니다. 2021년 우리나라 성인의 다문화 수용성 지수는 52.27점입니다. 조사가 시작된 2012년 이후 지 금까지 계속 절반 수준인 50점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성인과 달 리 청소년 집단의 다문화 수용성 지수는 71.39점으로 높았다는 것입니다. 청소년 집단이 ‘이주민과 친교 관계를 맺고자 하는 의지’가 높게 조사되었다는 것은 앞으로 변화할 다인 종 한국 사회에 효과적인 안전망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통계 조사에서 나타난 흥미로운 점은 이주민을 일상생활에서 한 번도 못 만났지만, 부정적으로 인식한다고 응답한 사람 이 20%라는 점입니다. 이는 한국에 머무는 외국인은 늘 범죄자로만 소비하는 영화와 미디어, 이주민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검증 없이 보도하는 언론 등의 영향 때문이라고 생각 됩니다. 서로에 대한 갈등은 언젠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될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상황이 마냥 부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부당하게 차별받고 인권을 침해 받은 이주민의 사연도 있지만, 이주민을 이웃으로 환대하며 아껴주는 좋은 이웃도 많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서로 공존하며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먼저 정부와 공공기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사회적 네트워크가 부족한 이주민을 위한 체계 적인 지원 정책과 함께 이주민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고 구제 받을 수 있는 양방향(Two-Track) 정책이 필요합니다. 제가 몸담은 이주민센터 ‘친구’는 한국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부모를 따라 이주하게 된 중도 입국 청소년을 위한 작은 공부방을 마련 했습니다. 이처럼 민간기관이나 시민단체는 정부 정책이 미치지 못하는 현장에서 직접 이주민을 만나고 이들을 위한 맞춤형 활동을 지원해야 합니다. 또한 이주민은 우리나라 를 선택해 방문한 손님이라 생각하고 열린 마음으로 대하는 개인의 노력도 중요합니다. 서로 다른 색의 나뭇잎이 함께 어울려 아름다운 가을을 만든 것처럼, 우리 사회가 피부 색과 삶의 배경이 다른 모든 사람이 서로 공존할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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