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화 시대의 새로운 나눔문화

 

코로나19가 가속화시킨 개인화

 

나눔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라 한다. 만나서 이야기하고 얼굴을 마주하며 함께하는 나눔을 자제하라 한다. 팬데믹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라 나눔도 ‘거리두기 나눔’으로 변하지 않을 수 없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고 있고, 개인들의 대면 활동을 대신해 기관·단체의 중개 역할이 늘어나고 있다.

팬데믹 피해를 입은 취약계층이 늘면서 나눔의 수요는 늘고 있지만 공급은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취업을 못 하는 청년들, 실직이나 폐업으로 절망한 사람들이 적지 않고, 소득이 줄어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늘고 있다. 이들은 나누고 싶어도 마음의 여유조차 갖지 못하는 실정일 것이다. 과거 사스나 메르스, 경제 불황 때와 마찬가지로, 개인의 기부나 자원봉사 활동은 위축되었고, 어렵고 위험하기까지 한 대면 봉사활동은 크게 줄고 있다. 그렇다고 기부가 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아름다운 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2~5월 팬데믹 기간에 기부에 참여한 개인들은 16.7%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2019년 사회조사의 기부참여율인 25.6%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결과다. 미국의 경우, 전국의 가계 20%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기부금을 적게 보냈고, 소득이 줄어든 가계는 36%가 기부금을 줄였다.

이처럼 팬데믹은 ‘개인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사회학자 울리히 벡(Beck)에 따르면 ‘개인화’란 경제적 생존 기반과 함께 경쟁하는 사회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가족 및 친족, 조직 등 전통적인 안전망이 더 이상 유지되지 않으니 ‘각자 알아서 생존하라’는 사고방식이 지배하는 것이다. 이런 생존형 개인화에 비대면 개인화까지 겹치며 이중의 개인화가 일상화되고 있다. 이중의 개인화로 전통적인 나눔활동은 줄고 있는 상황, 이를 이타주의가 줄고 개인주의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을까? 온라인에서는 밀레니얼 세대와 여성들이 주도해 유사한 경험이나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집단지성으로 임팩트 있는 나눔활동을 이끌고 있다. 그 예로 폐업에 몰린 동네가게를 지지하는 선불 나눔운동을 꼽을 수 있다. 또 청년 기업가들이 추진하는 취약계층을 돕는 크라우드펀딩에 많은 사람이 십시일반 힘을 보태며, 혁신적인 나눔의 크라우드 펀딩들이 줄이어 성사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를 시작으로 변화되는 나눔문화

 

미국에서는 밀레니얼 세대가 기부자로 앞장선 것도 이런 혁신적인 나눔활동에 동참하려는 의욕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 5월 미국의 전국 기부율은 18~29세 청년이 58.4%로 가장 높고, 30~44세 52%, 45~64세 48%, 65세 이상 40%로 젊을수록 기부참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인의 57%는 자신이 은행에 저축하는 돈이 사회적 가치가 있는 사업에 투자되길 바란다고 응답했고, 그 중 밀레니얼 세대의 비율은 71%로 매우 높았다.

이처럼 밀레니얼 세대는 전통적인 현금이나 물품 기부보다는 사회적, 환경적 가치를 생산하는 활동에 생산자나 투자자로 동참하려는 특징이 있다. 자신의 기부나 봉사활동이 대상층이나 사회에 투입되는 산출(Outputs)을 넘어 대상층의 삶에 대한 영향의 성과(Outcomes)를 직접 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생동적인 성취감과 정신적 보람을 찾으며 나눔을 지속한다. 나눔의 가치는 기부금액 등 수치 실적으로 나타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취약계층이나 사회에 미치는 ‘임팩트’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최근 개인들의 나눔 행태 또한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에서 행동하는 변화’를 추구한다. 로컬푸드 소비로 탄소발자국을 줄여 지구 온난화에 맞서고 동시에 지역 농어민이나 소상공인도 돕는 것이다. 과소비를 억제해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챙기면서 쓰레기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 기후 취약계층에게 재난 피해를 주지 않은 나눔의 일상화는 어떤가? 이를 ‘나눔3.0’이라 부를 만하다. 물고기를 주는 나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나눔을 넘어, 물고기가 넘치도록 함께 키워 나누는 활동이다.

선진사회에서는 ‘임팩트 투자’로 나눔의 임팩트를 보다 극대화하고 나눔활동 방정식을 더하기에서 곱하기로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현재 G7에서 한국이 포함된 G20 정부들은 이를 뒷받침하고 있으며, 기업과 기관투자자들도 동참하며 글로벌 추세로 자리 잡고 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또한 작년에 인도적 구호 임팩트 사업으로 동참하고 있다. 개인 차원의 나눔3.0은 현재 밀레니얼 세대가 앞장서고 있지만, 이에 동참하는 이는 점차 늘어날 것이다. 어려서부터 아끼며 나누는 습관을 익혀 청년이나 장년이 되어서는 사회변화에 임팩트를 생산하는 투자자로 성장하는 새로운 나눔3.0의 비전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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