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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일상화 시대, APDRC의 역할
김선희의 사람, 생각
글 김선희(아시아태평양재난복원력센터 센터장)
재난의 규모와 양상이 복잡·대형화되면서 선제적 재난대응역량을 높이는 기술 연구가 활발합니다. 최근 아시아태평양재난복원력센터(APDRC)는 첨단 기술을 활용한 인도주의적 문제 해결 방안을 제안하면서 인도주의 기술 혁신가상을 받아 화제를 모았습니다. 재난에 강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APDRC의 활동을 조명합니다.
재난에 강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과학 기술’
전 세계 인구의 50%가 거주하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이하 아태지역)은 ‘재난의 슈퍼마켓’이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재난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2022년만 해도 파키스탄·호주·방글라데시의 홍수, 통가의 화산폭발, 중국·투발루의 가뭄, 아프가니스탄·피지의 지진, 일본·인도의 폭염 등이 발생했습니다.
국제적십자사연맹(IFRC)과 대한적십자사는 아태지역의 재난위험을 경감시키고, 안전한 지역사회 건설을 위해 2016년 아태지역 최초의 IFRC 레퍼런스 센터인 아시아태평양재난복원력센터(APDRC)를 설립했으며 재난위험경감1)과 지역사회 복원력2)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교육 및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8년부터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기술을 활용하면 직접적인 파괴와 고통을 경험하지 않고 재난의 위험성과 대응책을 알릴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 대한민국과 아태지역 국가(필리핀, 몽골, 싱가포르, 네팔,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VR을 활용한 재난위험경감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이 교육은 많은 기관의 관심을 받았으며 2023년, IFRC 솔페리노 아카데미가 주관하는 ‘올해의 인도주의 기술 혁신가상(Top40Under40)’ Top 5에 선정되는 성과를 얻었습니다.
인도주의 기술 혁신가상은 국제적십자운동 네트워크 내에서 젊은 리더들의 다양한 디지털 혁신 사례를 알리고, 적십자운동의 기술 역량을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한 것인데요. 전 세계 적십자사·적신월사에서 제출한 각국의 디지털 역량 동영상을 심사해 전문가 패널이 투표한 5팀과 유튜브 영상 최고 조회 수 1팀이 최종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1)재난에 대한 사회경제적인 취약성을 줄이고, 재난을 유발하는 위험요인을 규정하고 평가하려는 시스템적인 접근 개념
2)위험 요인에 노출된 지역사회의 주요한 시설과 기능을 복원하는 것을 포함해 피해를 흡수, 수용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
VR을 활용한 재난위험경감 교육 전파
선정된 기관의 담당자는 IFRC의 초청을 받아 르완다 키갈리에서 개최된 기술 협력 콘퍼런스(Connect Technology Conference)에 참석해 각 기관의 디지털 역량을 홍보했습니다. 팔레스타인적신월사는 ‘QR코드를 적용한 국립재활 프로그램’을 소개해 최우수상을 받았는데요. QR코드를 통해 환자의 정보를 수집해 빠르게 사상자를 식별하고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네덜란드적십자사는 위성사진과 거리 사진을 통해 재난의 규모와 피해를 산정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는데요. 이 기술은 실제로 레바논 베이루트 폭발 사고의 피해 규모를 24시간 안에 파악해 레바논적십자사가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구호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APDRC는 ‘극장 화재, 선박 침몰, 지진, 감염병’ VR 콘텐츠를 소개하고, 체험의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VR, 게임, 시뮬레이션 등으로 진행되는 재난 교육 콘텐츠에 많은 사람이 관심과 흥미를 보였으며 현장에서 VR 교육 협업을 제안받기도 했습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재난 및 인도적 위기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APDRC는 대한적십자사를 비롯한 아태지역 적십자사와 함께 혁신적인 최신기술을 활용한 연구 및 교육역량을 강화하고,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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