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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23-05-08 | 조회 | 14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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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회 세계적십자의 날 기념사
제76회 세계적십자의 날을 맞아, 항상 우리의 이웃을 먼저 생각하며 인도주의 가치 실현에 헌신해 오신 모든 적십자 가족분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아울러 오늘 표창을 받으신 수상자 여러분께도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대한적십자사가 국내 대표 인도주의 기관으로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언제나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헌신해 온 여러분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적십자운동의 창시자인 장 앙리 뒤낭의 탄생을 기념함과 동시에 적십자의 이상인 인도주의를 실현하고 세계 평화와 인류 복지에 공헌하고자 하는 우리의 결의를 다시금 다지기 위해 모였습니다. 앙리 뒤낭은 이탈리아 솔페리노 전투 현장의 참상을 목격한 이후 평생을 세계 보편의 인류애 실현을 위해 헌신했습니다.
앙리 뒤낭이 목격한 솔페리노 전투 이후 16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수단 내전 등 무력 충돌과 수십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등 대규모 재난·재해로 인한 참혹한 인도적 위기 상황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올해 세계적십자의 날을 맞아 인도적 위기의 해법이 상호 연대와 공동체 의식에 있음을 삶을 통해 몸소 보여준 앙리 뒤낭의 숭고한 정신을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대한적십자사는 국내 대형 산불과 집중호우,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등 국내외 재난 상황에서 재난구호전문기관이자 국제적십자운동의 일원으로서 맡은 바 역할을 다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서울병원 등 4개 적십자병원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서 공공병원의 역할을 수행했으며, ‘누구나진료센터’ 운영을 통해 공공의료사업 활성화에 힘썼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 혈액 수급 안정화에 중점을 두고 개인과 단체 헌혈 자원 확보에 나섰으며, 헌혈자 중심의 예우 및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헌혈문화 확산에 집중했습니다.
법과 제도 개선을 통해 적십자회비 모금 전환 체계를 완성하고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는 성과도 달성했습니다. 특히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으로 연간 50억 원의 지방세 감면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되었으며,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2년 연속 2등급 달성으로 대외 신뢰도를 제고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대한적십자사가 국내외 다양한 인도적 위기에서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으로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적십자 가족 여러분 덕분입니다. 재난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 밤낮으로 긴급구호활동을 펼친 봉사원과 직원,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혈액 수급 위기 상황에서 자신의 혈액을 나눠준 헌혈자,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을 위해 누구나진료센터에서 봉사하는 의료진,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산불 피해민과 우크라이나 피란민, 튀르키예·시리아 이재민 등을 위해 나눔에 동참해 준 후원자 여러분의 진심과 작은 실천이 이를 가능케 했습니다. 특히 최근 튀르키예·시리아 이재민을 위한 각계각층의 온정의 손길이 이어져 379억 원의 성금을 모금했고, 지난 4월 24일 튀르키예에 재건복구지원단을 파견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이 생명을 살리는 적십자 구호활동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적십자 가족 여러분, 대한적십자사는 코로나19를 비롯한 여러 국내외 재난 극복 과정에서 쌓아온 역량과 강점을 발휘하여 새로운 환경과 인도적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사업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우선, 현장 중심의 재난 대응 역량을 강화하여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취약계층의 복지 증진을 위해 봉사원 역량 강화와 조직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적십자병원 3곳의 이전·신축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누구나진료센터를 확대·운영함으로써 공공의료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헌혈문화 확산을 위해 헌혈자 예우를 강화함은 물론, 혈액사업 선진인프라 구축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습니다. RCY 창립 70주년을 맞아 청소년 활동의 저변 확대와 미래 리더 육성에도 힘을 싣겠습니다.
인도주의 가치 확산과 해외 재난 대응을 위한 국제 협력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입니다. 국제적십자운동 네트워크와의 연대와 협력을 기반으로 해외 재난 상황에 대응하는 한편, 해외 대표단 운영을 통한 맞춤형 국제협력사업도 추진하겠습니다. 또한, 언제든 남북관계의 진전으로 이산가족 교류가 활발해질 상황에 대비하여 다각적인 교류 협력 사업을 발굴하고 준비하겠습니다.
적십자 가족 여러분, 국제적십자연맹(IFRC)은 ‘모든 일에 마음을 다합니다’를 올해 세계적십자의 날 슬로건으로 내걸었습니다. 앙리 뒤낭이 적군과 아군의 구분 없이 부상자를 돕고자 했던 열망에서 시작된 적십자운동의 탄생 배경과도 맞닿아 있는 문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적십자운동은 오늘날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192개국의 적십자, 1,600만 명의 봉사자가 참여하는 인도주의 네트워크를 통해 무력충돌과 재난 현장 곳곳에서 인간의 생명을 지키고 사회적 변화를 이끄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힘의 원천은 국제적십자운동 기본 원칙 아래 지역사회에 뿌리를 두고 있는 전문성과 자원봉사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오늘 ‘적십자 봉사명문가’ 상을 수상하신 김영예 봉사원님은 1992년부터 현재까지 30년간 지역사회는 물론, 전국 곳곳의 재난 현장을 누비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해왔습니다. 이에 더해, 3대에 걸친 가족 구성원이 대를 잇는 나눔 정신으로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해왔기에 많은 봉사원들에게 귀감이 되었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헌신적인 모습에서 ‘모든 일에 마음을 다한다’는 말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됩니다.
오늘 수상하신 김영예 봉사원님을 비롯하여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인도적 활동을 펼치고 있는 모든 적십자 가족 여러분의 진심 어린 행동에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2023. 5. 8. 대한적십자사 회장 신 희 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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