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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09-04-09 | 조회 | 38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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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자리 나누기(잡 셰어링) 운동이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경제위기를 맞아 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하고 보다 많은 직원을 고용하여 직장을 서로 나누자는 운동이다. 대기업도 잡 셰어링으로 채용 규모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려 한다고 한다. 이러한 잡 셰어링 운동이 노사의 상생 화합 분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잡 셰어링에 대한 경제적 효과는 아직 두고 보아야 한다. 잡 셰어링이 일과성 임금조정운동으로 끝나지 않고 시장경제를 보완하는 '나눔의 경제학'으로 발전되기를 바란다.
경제적 이윤 동기에 기초한 자본주의는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의 초기 자본주의로부터 지난 250여 년간 여러 번의 위기를 맞아 왔으나 끊임없이 진화하면서 위기를 극복하여 왔다. 이와 같은 진화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는 빈부격차 심화, 물신주의 팽배, 고용불안, 인간성 파괴와 같은 다양한 문제들을 발생시켰다. 그러나 효율성과 분배의 평등을 모두 조화시키는 이상적인 경제체제는 인류의 영원한 숙제이다. '보이지 않는 손'도 '정부의 손'도 결국은 실패하였다. 경제학에서 효용은 재화나 용역의 소비에서 얻는 만족으로 정의한다. 시장경제가 이윤 중심의 효용 극대화를 추구한다면 나눔의 경제학은 이윤을 포함하여 나눔으로부터 얻는 효용의 극대화를 추구한다. 나눔의 경제학이 구현되려면 나눔으로부터 보다 큰 만족을 느껴야 한다. 교육을 통하여 우리의 가치관이 먼저 변해야 한다 나눔의 경제학은 나눔의 가치관을 전제로 한다. 경제적 이윤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로부터의 만족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확립되어야 한다. 돈의 가치와 올바른 소비생활을 알아야 한다. 현대 자본주의의 다양한 문제점은 '돈의 효용'이 너무 큰 데 기인한다. 우리의 가치관이 변하여 돈의 효용 비중이 줄고 나눔의 효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야 한다. 이러할 때 자신의 부를 혼자 소유하는 것보다 오히려 그 일부를 남과 나눔으로써 우리의 효용이 더 커질 수 있게 된다. 미국 최대 부호인 워런 버핏이나 빌 게이츠는 자본주의 그늘에서 엄청난 부를 축적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자발적인 기부를 통하여 부를 재분배하는 일도 충실히 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위대한 부자'다. 얼마 전 우리나라 재벌총수들이 수천억 원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법원의 명령이나 여론을 의식한 행위였다. 이러한 기부는 나눔의 효용을 키우지 못한다. 나눔의 경제학을 통하여 위대한 부자를 양육하고 올바른 기부문화를 만들어야 하겠다. 부(富)를 서로 나눌 때 시장의 폐해가 보완된다. 미국 경제학자 로버트 프랭크와 필립 쿡은 우리가 직면한 현대 자본주의의 폐해를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승자독식 사회'로 규정하였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합의를 통하여 승자의 상을 줄이고 경쟁을 완화할 것을 주장한다. 승자의 상을 '합의'를 통하여 줄이는 시도는 실패하기 쉽다. 나눔의 가치관에 기초할 때 성공할 수 있다. 이번 금융위기도 탐욕스러운 인간들의 비합리적인 행동에서 발생하였다.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세계적인 신용평가사 직원이 "우리는 돈을 위해 영혼을 악마에게 팔았다"고 하였다. 나눔의 경제학을 통하여 '영혼이 있는' 부자를 양육하고 '승자가 그 상을 나누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겠다. 잡 셰어링 운동이 불황기 고통분담 차원을 넘어서 시장경제와 인간의 가치가 공존하는 새로운 경제문화로 발전되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우리의 가치관이 먼저 변하여야 한다. 우리의 가치관은 교육을 통하여 변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나눔의 경제학을 가르쳐야 한다. 부의 일부를 남과 나눌 때 자신의 만족이 극대화되는 가치관을 심어주어야 한다. 신자유주의가 인간성을 파괴시켰다. 교육을 통하여 파괴된 인간성을 회복해야 한다. 금융위기를 인간성 회복의 기회로 삼아야겠다. 일자리 나누기 정신이 나눔의 경제학을 통하여 새로운 경제질서의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 [정구열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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