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봉사기간 중간에 몸이 좋지 않은 단원들이 있었다. 아마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앞서는 바람에 무리를 했던 듯하다. 나 역시 4일째 되던 날 새벽부터 몸이 좋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낯선 곳에서 몸이 적응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내가 했어야 할 일들을 몇몇 단원들이 대신 해주었다. 날도 덥고 몸도 성한 사람 하나 없고, 각자 자신이 할 일도 있었을 텐데 선뜻 나서서 도와주고 봉사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와서도 자신의 몸보다 먼저 걱정해주는 모습을 보고서 단순히 참가자가 아닌 함께하는 사람으로서 서로를 아껴주고 있구나 라고 느꼈다. 또한 나보다는 먼저 남을 아끼고 생각할 줄 아는 마음이 봉사의 기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모습을 통해 우리는 조금씩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 타지에 왔음에도 서로가 있었기에 더욱 든든하고 매 순간마다 힘이 되었고 웃을 수 있었다.
Hin Nyant Kan 마을에서는 담장기둥을 세워서 담장을 만드는 봉사를 했다. 그늘 하나 없어서 날도 엄청나게 덥고 처음해보는 작업이라 많이 힘들텐데도 자기 집 담장을 세우듯 땀을 비가 오듯이 흘렸다. 심지어는 몸에 상처를 남길 정도로 담장작업에 몰두하는 단원들의 그 모습과 그 마음이 너무 예뻐서 몇 시간동안 비슷한 사진이 찍히는걸 알면서도 계속해서 사진과 동영상을 찍었다. 그 흘린 땀과 마음이 담장 곁에서 쓰러지지 않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 당시에는 우리가 과연 그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하는 의문도 들었고, 지난 해외봉사들과 비교를 하자면 벽돌을 쌓고 작은 학교를 만드는 등 모두가 함께하는 노동의 흔적을 보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마을을 방문하고 미얀마 사람들을 만나고 얘기하면서, 봉사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 사람들의 마음에 오래토록 남는 것이라 생각했다. 아마 우리와 함께 놀고 웃었던 미얀마 아이들은 언젠가는 우리의 얼굴과 했던 일들을 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히 우리가 함께했던 그 마음은 오래토록 남아있을 것이다. 또한 그 마음이 그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행복감을 가져다준다면 그것 또한 봉사라고 생각한다. 처음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어쩔 줄 몰랐을 때 살며시 다가와 조그마한 손으로 나의 손을 꼬옥 잡아주던 꼬마아이가 있었다. 지금은 그 아이의 얼굴이 기억에 흐릿하다. 하지만 마주 잡았던 따뜻함은 생생하다 못해 지금 글을 적고 있는 이 순간에도 나를 살짝 울컥하게 만든다. 오고갔던 대화는 없었지만 얼굴을 마주칠 때마다 웃어주었던 그 아이를 보고서 단순히 봉사자로써 그들을 대하려고만 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그제서야 느꼈다. 아 우리는 봉사자로 온 것이 아니라 친구로서 도와주러 왔구나.
나에게 미얀마 해외봉사는 반짝하고 꿈같은 경험이 아닌 봉사의 시작을 마련해준 계기라고 생각한다. 이번 해외봉사를 통해 봉사에 있어서 크고 작은 것이 없다고 느꼈다. 단순히 새로운 경험을 하려고 참가한 해외봉사자가 아니라 이것을 시작으로, 무엇이든 보잘것없다 여기지 않고 책임감과 봉사하는 마음을 가진 봉사자가 될 것이다. 항상 함께 웃고 고생하고 서로 걱정해주던 우리 미얀마 해외봉사자 친구들에게 고마웠고, 끝으로 저의 봉사와 책임감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잊지 못할 미얀마 해외봉사를 위해 고생하신 계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이를 위해 후원해주신 삼성, 사랑의 열매 그리고 사회 복지 공동 모금회 모든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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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한마디
"따뜻한 마음을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