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날, 음악으로 쌓은
낭만과 추억
조금 빨간 벚꽃 기행 따뜻한 봄을 맞아 대한적십자사는 특별한 행사를 마련했다. 행사명은 ‘조금 빨간 벚꽃 기행(One night of the Red Blossom).’ 4월 6일부터 3일간 ‘봄날 밤 달빛 옥상에불어온 낭만과 추억’이란 주제로 적십자 사옥에서 진행된 음악공연이다. 따뜻한 나눔의 경험을 공유한 온라인 유저와 헌혈자 120여 명이 초청된 이번 행사는 “음악이란 문화콘텐츠와 적십자 사옥 개방으로 온라인 소통을 활성화하고 적십자를 조금 더 친근하게 알린다”는 취지로 열렸다. 그럼 음악으로 하나된 행사의 현장으로 떠나보자.
적십자, 다채로운 색의 음악으로 물들다.
4월 6일, 다니엘 린데만(Daniel Lindemann)이 전하는 봄의 속삭임, ‘벚꽃엔딩’으로 공연의 막이 열렸다. 다니엘 린데만은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서 뛰어난 언변과 젠틀함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은 독일 출신의 방송인이며, 지난해 연말콘서트 수익금 전액을 적십자에 기부해 귀감이 되기도 했다. 옥상에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피아노 선율, 칼바람에 손이 새빨개져도 연주에 몰입하는 그의 열정은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이날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였다. 4월 7일에는 지속되는 추위와 강풍에 옥상이 아닌, 4층 앙리뒤낭홀에 마련된 무대 위에 작곡가 김형석과 가수 하림이 섰다. 이승환의 ‘I believe’, 솔리드의 ‘이 밤의 끝을 잡고’ 등 수많은 히트송을 작곡한 김형석의 현란한 피아노 음률은 시(時)같은 노랫말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매력적인 하림의 열창과 어우러져 사람들의 마음을 잔잔하게 달래고, 때로는 열정적으로 흔들었다. 또한 김형석 작곡가와의 인연으로 깜짝 초대된 아카펠라 그룹 메이트리가 비트박스를 선보여 갈채를 받기도 했다. 4월 8일, 무대 위엔 DJ 컨트롤러가 설치됐고 래퍼 로꼬(LOCO)가 비트에 맞춰 목소리에 리듬감을 한껏 실었다. 한국에 ‘힙합, 랩’이라는 다소 생소한 장르를 대중적으로 만드는 데 일조한 로꼬는 연신 “가족 같은 분위기가 좋다”고 얘기하며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참가한 50여 명의 관객 모두와 일일이 악수하는 모습에서 따뜻함이 전해졌다.
모두가 주인공이었던 3일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유명인, 아티스트들의 다채로운 공연과 무대 중간마다 마련된 관객과의 소통은 이번 행사가 조금 더 따뜻할 수 있었던 이유다. 다니엘 린데만은 베를린 수용소 수용자들 1만 명의 생명을 보호한 적십자의 노력을 예로 들며 “여러분들이 정말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주세요”라며 관객들을 독려했다. 특히 온라인 라이브방송 시청자들의 조금은 짓궂은 질문에도 기분 좋게 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김형석은 작곡가의 길을 걷고 싶어 하는 관객을 위해 피아노를 치며 자신의 노하우를 상세히 알려주었다. 특히 2016년 네팔에 의료봉사를 다녀온 한재호 씨의 나눔 스토리를 관객과 공유했고, 사연의 주인공을 직접 무대 위로 초청해 함께 셀프카메라를 찍어 주는 자상함도 보여주었다. 하림도 초청된 관객들이 남긴 사전 질문에 성실히 답해주었고 ‘봄, 나눔, 따뜻함’에 어울리는 곡을 직접 선정, 들려주며 공연을 찾은 관객들의 눈과 귀, 마음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다. 로꼬는 인트로 곡을 마친 후 “생명나눔의 주인공인 헌혈자들을 포함한 적십자 가족들이 이곳에 모였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렇게 마음 따뜻한 분들을 위해 공연하고 싶었다”고 참여 소감을 전했다. 또한 관객들 사이에 설치된 펜스를 손수 제거하며 공연자와 관객과의 격과 벽을 허물었다. 봄날의 따뜻함을 간직하며 음악과 위로를 선물한 이번 행사는 적십자와 사람들의 거리를 다시 한번 좁힌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사람들과 소통하며 늘 곁에 함께하는 대한적십자사가 되길 기대해본다.
- RC Story 이야기+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