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RC 국제적십자위원회 (International Committee of the Red Cross)

6월 11일 이후 카슈미르 계곡 전역에서 발생한 폭력사태로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파업과 시위, 계속되는 통행금지로 일상 생활은 마비되었다. 인도 적십자사 잠무카슈미르주 지사의 구급차 운전기사인 이르샤드 아흐메드가 이번 폭력사태로 인해 그의 일이 어떻게 변했는지 설명한다.

성난 시위대와 경찰 및 보안군 간의 반복된 충돌로 응급진료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반면, 구급차의 이동은 더욱 어렵게 되었다. 그러나 이르샤드 아흐메드 같은 구급차 운전기사들은 계속해서 자신의 임무를 수행했고 피해자들과 가족들에게 희망을 전달해 주었다. 6월 중순 이후 이르샤드와 동료들은 1천 명 이상의 환자들을 6곳의 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을 도왔다. 환자 대부분은 시위 중에 부상을 입은 사람들이었다. 벽돌, 돌, 불타는 타이어가 나뒹구는 황폐한 거리를 지나가는 흰색 적십자 구급차가 다시 한 번 바빠지는 순간이었다.

일분일초가 아까운 순간

“단 몇 초가 생사를 가르는 긴급한 상황에서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지연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보통 모든 이해관계자가 적십자 표장을 존중하기는 하지만, 검문이나 시위대가 설치한 장애물 때문에 구급차가 멈춰야 할 때도 있습니다. 환자 부상의 심각한 정도에 따라 이러한 지연이 심각한 장기적인 건강상 문제를 야기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이르샤드는 말한다.

거리 시위에 뒤따른 폭력사태의 빈도가 잦아지면서 구급차 운전기사들의 업무도 가중되었고 일정도 예측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휴대전화가 울리면 제 가슴이 뛰기 시작합니다. 우울한 전화가 또 걸려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그러고 나서 곧장 제 구급차를 향해 달리기 시작합니다."라고 매일 저녁 집에 돌아갈 수나 있을지 걱정하는 이르샤드가 말한다. 통행금지 때문에 이르샤드 같은 사람들은 일터나 공공장소에서 잠을 청해야 할 때가 종종 있다.

항상 쉽지만은 않은 냉정함 유지

적십자 직원들이 직접적인 신체적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에 반해, 적십자 차량은 시위 중에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총알이 앞유리를 스쳐 지나간 사건이 있은 후 이르샤드는 정신적으로 항상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더욱 강하게 다짐했다.

그러나 신체적 부상은 그의 주요한 걱정거리가 아니다. 이르샤드는 심리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그의 업무에 더 큰 위협이라고 믿는다. 구급차 운전기사들은 끔찍한 상황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고 때로는 겁에 질려 있고 고통스러워하는 피해자들을 상대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높은 수준의 담대함과 위기대처능력이 필요하다. "때로는 피가 흥건한 곳에서 사람들을 태워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냉정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지만,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라고 이르샤드는 말한다.

낮은 임금 그러나 높은 수준의 헌신

이르샤드는 간헐적인 통행금지와 폐쇄가 물류 및 운송망을 혼란에 빠뜨려 의약품을 포함한 필수 물품의 부족 현상을 초래했다고 지적한다. 지방 적십자사와 주립 병원의 요청으로 ICRC는 9천 킬로그램의 의약품과 기타 필수 물품을 뉴델리에서 스리나가르로 공수했고, 그 이후에는 잠무카슈미르주 적십자사가 카슈미르 전역의 여러 병원과 보건센터로 물품을 보급했다. 그러나 이르샤드는 때때로 사비를 들여 장비와 의약품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고 말한다. 통행금지로 자동차 정비소가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아 구급차를 정기적으로 정비할 수 없다는 사실도 또 다른 걱정거리다.

마치 구급차 운전기사가 일상 업무에서 거의 문제를 겪지 않는다는 듯이 이들이 받는 임금에는 긴 시간의 노동과 업무 중에 겪는 고초가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다. 이르샤드가 잠무카슈미르주 적십자사와 계속해서 일하는 것은 그의 업무를 수행할 때 자발적인 헌신과 희생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원문) http://www.icrc.org/eng/resources/documents/feature/india-feature-240910.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