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RC 국제적십자위원회 (International Committee of the Red Cross)

ICRC는 2010년부터 인도 차티스가르주에서 보건당국과 인도적십자사를 도와 의료시설이 전무한 지역에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CRC는 2011년 12월 인도적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응급처치과정을 운영했다.

경찰서에서 약사로 근무하고 있는 스리니바스*가 그 날 업무를 마칠 무렵, 총상을 입은 경관 두 명이 응급실에 실려왔다. 이 곳은 반경 40km내에 있는 유일한 응급실이다. 수용소에서 7km 떨어진 지점에서 일어난 무장단체의 차량 공격으로 탑승 중이던 네 명 중 두 명은 이미 총상으로 사망한 상태였고, 나머지 두 명도 다리에 총알이 박힌 채 심한 총상을 입은 것이었다.

총상을 입은 경관 중 한 명은 수닐*이었다. 당시 고참 군의관이 없는 상황이라 스리니바스는 간호사의 보조를 받아 부상자를 치료해야 했다. 스리니바스는 즉시 수닐의 다리를 올리고 상태를 확인했다. 부상당한 다리를 고정시킬 부목이 없어 탈지면이 들어있던 마분지박스와 수건으로 무릎관절을 고정시켰다. 지방병원으로 이송하는 동안 간호사는 수건으로 수닐의 다리를 지혈했다. 다시 일선으로 돌아간 수닐이 스리니바스를 찾아왔다.

스리니바스는 수닐이 걸어 다니는 것을 보면서 새삼 자신이 취한 신속한 응급조치가 얼마나 중요했는지 느꼈다. 스리니바스는 “3개월 전까지만 해도 이런 응급조치는 생각지도 못 했어요.”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그는 2001년 임팔(인도 북동부지역 마니푸르의 주도) 수용소 공격사건을 떠올리면서 “상처부위에 붕대만 감아도 생사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오른팔을 관통하는 총상을 입은 한 고위간부가 치료받은 지 나흘 만에 과다 출혈로 목숨을 잃었는데, 병원에 이송되었을 당시 붕대를 하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2011년 12월 스리니바스는 ICRC, 인도적십자사, 차티스가르주 보건부가 바스타르에서 실시한 ‘응급처치 교육 및 교관교육 워크숍’에 참석했다. 보건부 직원, 치안군, 의대생과 인도적십자사 자원봉사자가 참가했다. 이 워크숍의 목적은 현장에서 목숨을 살리는 일뿐만 아니라 긴급사태 발생 시 넘쳐나는 경미한 부상자로 인해 의료시설이 마비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참가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8일 과정의 워크숍을 통해ICRC 병원 전 응급조치 전문의인 에릭 버네스 박사는 스리니바스를 포함해 40명이 넘는 교육생들을 지도했다. 버네스 박사는 전문의의 외과진료를 받을 수 없는 지역에서 발생하는 출혈, 골절, 화상 환자와 부상자에 대한 조기 응급처치 대응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중점을 두었다. 또한 수많은 부상자를 한꺼번에 이송하고 관리하는 방법도 다뤘다.

스리니바스는 이전에도 응급처치과정을 이수받은 적이 있지만, 이번 워크숍은 전문 의료시설이나 수술장비가 없는 외딴 시골지역에서 현장에서 이용 가능한 물품으로 응급처치를 하는데 꼭 필요한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고 전했다.

바스타르 집정관이자 전 보건부 국장인 P. 안발라간은 워크숍 마지막에 “이제는 ICRC와 인도적십자사가 지역마을과 미타닌(지역 의료자원봉사자)에게 응급처치 기술을 교육할 때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스리니바스는 자신과 같은 최소 1만 명의 응급처치 요원을 양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ICRC는 차티스가르주의 외딴 지역에서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응급조치 기술을 교육할 수 있도록 노련한 응급처치 요원을 확보했다. 목표는 외과진료에 필요한 자원이 부족하거나 이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소중한 목숨을 잃는 경우를 없애는 것이다. * 가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