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RC 국제적십자위원회 (International Committee of the Red Cross)

이 문서는 2012년 한 해 동안 ICRC가 전세계에서 펼칠 활동 중 우선과제에 대한 것이며, 전 세계 80여개 ICRC 대표부와 임무단의 자체분석과 활동계획을 기반으로 작성되었다.

ICRC는 2012년 긴급호소문을 발표하였는데 이 호소문에는 무력충돌과 기타 폭력사태 피해자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 전세계 약 80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ICRC 대표부와 임무단의 주요 목표와 그에 따른 예산을 보여준다. 긴급호소문은 2011년 10월 말 작성 당시 파악된 실상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오늘날의 무력충돌 양상

ICRC가 활동하는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무력충돌과 기타 폭력사태의 주요 특징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수많은 핵심 요소가 파악되었다.

첫째, 지난 12개월간 일어난 주요 위기 중에서도 이른바 ‘아랍의 봄’ 사태로 인해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통해 아무리 다양한 상황을 분석하고 대비하더라도 예기치 않은 사태에 대응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고 이것이 바로 위기관리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인도적 대응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북아프리카와 중동 사태는 일부 공통적인 특징이 있긴 하지만 많은 측면에서 상이했다. 리비아 사태는 국제적으로나 국내적으로 전면적인 무력충돌이었던 반면 다른 나라의 폭력사태는 정부 치안군의 강력한 진압을 받았다.  

이러한 사태들의 중장기적인 영향을 예단하기는 아직 일러 보인다. 새로운 법적 질서와 더불어 새로운 정치사회적 미래를 평화적으로 구축하는 것처럼 보이는 나라도 있지만 불안, 소요, 충돌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나라도 있다.

둘째, 2001년 9/11사태가 일어난 지 10년, 이른바 ‘알카에다 조직과의 전쟁’의 형태가 바뀌고 있다. NATO군과 미군의 대규모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 파병은 무인정찰기를 사용하는 새로운 전략으로 대치되고 이로 인해 직접적인 군사 개입은 축소되고 있다.

셋째, 상당수의 장기화된 (대부분 비국제적인) 무력충돌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러한 충돌은 명확한 이념보다는 경제적인 이유나 전적으로 불법적인 동기나 명분 때문에 일어난다. 장기간(종종 20년~40년 이상) 지속되는 이런 대치상황으로 인해 무법천지가 되고 있다. 국토 대부분이 정부 치안군의 영향 밖에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의료 및 교육 서비스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지역은 다양하고 분열된 무자비한 무장단체(공식/비공식 정부 및 비정부 무장단체)의 은신처가 된다. 이념이나 정치적인 목표보다는 불법적인 경제이득을 손에 넣기 위해서 이들 무장단체는 극도로 잔인하고 폭력적인 방법으로 지역사회를 장악하고 주민을 통제한다.

제도 전체가 체계적인 전시 경제체제로 대치된 국가의 상황은 너무 복잡해서 정치적인 방법이나 온건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많은 주요인사들은 장관이나 의원직보다는 충돌로 생기는 수익성 높은 사업에 더 욕심을 낸다. 약탈 논리가 사회적 양심이나 공공의 선보다 앞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