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RC 국제적십자위원회 (International Committee of the Red Cross)

두 달 전 아이티를 덮친 지진은 장애자와 만성질환자들에게 새로운 어려움을 안겨주었다. 적십자사는 레오간에 있는 결핵환자 요양원과 포르토프랭스에 있는 장애 어린이 재활센터를 지원하고 있다.

포르토프랭스에서 서쪽으로 30km 지점에 위치한 항구도시 레오간에 있는 시그노 요양원에서 수녀들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 수 백 명의 결핵환자와 HIV/AIDS 환자들에게 지진은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

지진으로 인해 병원 건물 여러 동이 심하게 파괴되었고 환자 네 명이 사망했다. 검사실과 약국, 진료실 벽에 커다란 균열이 생겨 사용할 수가 없게 되었다.

성테레사 수녀회 소속 수녀들이 스위스 적십자사 대표단의 도움을 받아 병상을 밖으로 끌어냈다. 환자들이 공황상태에 빠져 도피한 후 요양원에는 환자 20명만 남아있었고 수녀들은 이들을 위해 기증 받은 텐트를 서둘러 설치했다. 안전을 위해 자신들의 침대도 밖으로 옮겼다.

근처에서는 캐나다 육군이 좀더 큰 텐트를 세우고 의료장비를 갖춰 병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적당한 자리를 찾아 땅을 고르고 있었다. 스위스 대표단과 스페인, 멕시코 적십자사 단체들이 물주머니를 설치한 후 물 공급지점과 연결하고 화장실과 샤워실을 만들었다. 스페인팀과 아이티 적십자사는 물트럭이 날마다 주머니에 물을 채워 줄 수 있도록 조치했다. 

요양원은 차츰 질서를 회복했다. 텐트 병원에서는 외래환자 진료도 재개되고 새로운 환자들도 입원했다. 지진 직후 도피한 환자들도 다시 돌아오거나 약을 받으러 정기적으로 찾아왔다. 샹탈 수녀는 “환자들에게 최대한 봉사하는 것이 우리의 소망”이라고 말한다. “우리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이 있는 한 계속 봉사하고 싶습니다.” 

높은 결핵 유병률

아이티는 미주지역에서 다제내성결핵 유병률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다. 세계보건기구의 “2009 세계 결핵통제 보고서”에 따르면 새로운 결핵환자가 2007년에만 29,000명 발생했다고 한다. 시그노 요양원은 보건부의 전국 결핵？HIV？AIDS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는 전문시설 네 곳 중 하나로서, 의료구호기관 여러 곳이 위탁병원으로 선택하는 곳이며 교도소 내 결핵환자들도 치료하고 있다.

시그노 요양원은 결핵과 HIV/AIDS 치료를 위한 약품은 정기적으로 공급받고 있지만 다른 기본적인 약품과 상처 드레싱에 필요한 물품은 공급부족을 겪고 있다. 지진 발생 후에는 병상마저 부족한 상태이며, 붕괴위험이 있는 검사실에서 수습한 물품과 장비들을 보관할 텐트 또한 충분치 않다. ICRC는 수녀들에게 드레싱 재료와 구급상자, 텐트, 병상 등을 지원했고, 동시에 이 병원에 기본 약품과 드레싱 재료를 장기적으로 계속 공급하도록 기증자들을 독려하고 있다.

장애아동 간호

생제르맹 재활센터는 보통 중증 심신장애를 지닌 아동들을 돌보는 곳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지진 피해 아동들이 속속 들어오면서 센터는 어린 절단수술 환자들로 넘쳐나고 있다.

지진으로 집이 무너지면서 다친 왼쪽 다리를 절단해야 했던 다섯 살 어린이 미셸도 이들 중 하나다. 아들이 의족을 끼우고 다시 걸을 수 있게 해주려고 아버지가 미셸을 이 곳에 데려왔다. 

활발한 꼬마 미셸은 벌써부터 조그만 의족에 의지해 설 수 있게 되었다. 지난 주 ICRC 보건팀이 음식과 매트리스, 이불, 모기장 등 기본 가재도구를 전달하기 위해 생제르맹을 찾아갔을 때 미셸은 빨강 노랑 플라스틱 세발자전거를 타고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한달 치 배급식량을 포함해 구호물품 중 일부는 새로운 환자들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곧 퇴원할 신체장애아동 150명의 가족들에게 지급된다. 이런 도움이 없이는 부모가 장애아동들을 돌보기 힘들 것이다. 나머지 구호물품은 갈 곳이 없는 정신지체아동 100명을 돌보는 데 쓰인다.

봉사 지원

ICRC는 근래의 응급사태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서 시그노와 생제르맹 병원에 원조를 제공하였다. ICRC는 1994년에 아이티에서 활동을 시작한 이래로 계속 교도소와 판자촌에 의료설비를 지원해왔으며, 이러한 장기적 지원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또한 ICRC는 아이티 적십자사의 활동도 지원한다. 이들은 포르토프랭스 시내 폭력이 난무하는 빈민가에서 응급처치 코너를 운영하면서 병들고 다친 사람들을 병원으로 후송하고 있으며, 지역사회 차원의 예방적 보건 홍보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시그노 요양원과 생제르맹 제활센터 등의 시설과 협력하는 과정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아이티에서 가장 취약하고 열악한 지역 공동체들을 돌보고 있는 내국인 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다. 아이티가 지진의 피해를 딛고 일어난 후에도 계속 남아 사회를 위해 기여할 사람들은 바로 이런 내국인 봉사자들이다. 

(원문) http://www.icrc.org/eng/resources/documents/feature/haiti-earthquake-feature-120310.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