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RC 국제적십자위원회 (International Committee of the Red Cross)

반기문 UN사무총장은 월요일 ICRC 본부를 방문해 피터 마우러 ICRC 총재와 ICRC 부총재 그리고 고위 간부들과 회담을 가졌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아내 유순택 여사, 제네바의 UN사무국장인 카심 토카예프, 보좌관들과 동행했다. 칼튼 호텔 앞에서 짧은 환영식이 있은 후 반기문 총장은 더욱 진지한 논의에 앞서 그랜드 살롱에서 ICRC 방명록에 서명했다. 또한 반기문 총장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한국에서 1960년대 초 ICRC 대표들과 적십자사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을 담은 2장의 흑백 사진을 감상했다.

환영 행사 후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가자지구의 인도적 상황에 대한 실무 회담이 뒤따랐다. 그 후 반기문 총장은 다양한 부서와 지역 출신으로 구성된 약 60명의 대표자 그룹 앞에서 연설했다.

“ICRC 직원들은 위험의 최전선에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의 노력과 헌신에 대해 감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저는 ICRC 직원들이 인류를 위해 수행하고 있는 숭고한 임무에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반기문 총장은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다르푸르, 남수단, 이라크, 사헬 지역 등지의 인도적 상황이 매우 복잡하고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UN과 ICRC의 협력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인도적 구호요원들이 현장에서 직면하는 위험을 강조하면서 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리아 상황

연설 중 반기문 총장은 도움을 가장 필요로 하는 곳을 돕기 위해 UN이 ICRC와 각국 적십자사 및 적신월사에 의존하고 있는 몇몇 ‘핫 스팟’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반기문 총장은 “UN조차도 제약을 받는 곳이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UN은 어디에서나 활동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인권이 침해되고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지역이 있고, 이런 지역에서 우리는 적십자에 의존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시리아를 언급하며, 충돌로 인한 인도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ICRC와 시리아적신월사의 존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기문 총장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집이 파괴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물, 위생, 전기 등 사회기반시설이 심각하게 파괴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외국으로 도망쳐야 했습니다. 수천 명이 억류되었습니다. 국제사회가 결의안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분열된 모습을 보일 때, ICRC와 시리아 아랍 적신월사는 계속해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주 시리아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마우러 총재는 UN난민기구와 같은 UN 기구들이 시리아에서 발생한 충돌로 실향민이 된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준 것에 대해 칭찬하면서, UN과 ICRC의 역할이 “매우 칭찬 받을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상호 우려 사안

반기문 총장은 스위스의 UN 가입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이번 주 제네바를 방문했다. 마우러 총재가 뉴욕 UN 본부에서 스위스 상주 대표를 지낼 무렵부터 서로를 알아온 두 사람은 상호 우려 사안에 대한 긴밀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우러 총재는 “이러한 사안들이 중요한 이유는 UN과 ICRC가 서로 다른 두 세계에 존재하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임무를 수행하더라도, 우리의 임무와 관심사가 서로 교차하는 영역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 측면에서는 인도주의자와 인도주의자가 서로 대화하는 것이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무력 충돌과 관련해 우리 스스로가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 논의해야 하는 정치적 차원이 존재합니다.”라고 말했다.

반기문 총장은 ICRC와 UN을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인간의 권리와 존엄성이 존중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가까운 파트너”로 인식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중한 친구”가 ICRC 총재가 되어 무척 기뻤고, 두 단체의 관계가 더욱 “가깝고 긴밀해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적십자 뿌리

반기문 총장은 그가 UN의 수장이지만, 자신의 인도적 뿌리는 국제적십자운동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고등학생일 때 여러 동아리에 가입할 기회가 있었지만, 저는 대한적십자사를 선택했습니다. 이 활동은 저를 자원봉사의 세계로 안내했고, 제 경력을 시작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저는 응급처치법을 배우기까지 했습니다! 저는 국제적십자운동에 속했다는 사실을 항상 자랑스러워 하고 있습니다.다."고 웃으며 말하고, “불행하게도 1962년 이후 상황은 악화되기만 했습니다. 수년간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수는 줄어들기는커녕 계속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계속 도와야 합니다. 인도주의자로서 열정과 동정심을 가져야 합니다. 하나 없이는 다른 하나도 가질 수 없습니다.”라고 진지하게 덧붙였다.

무력충돌과 폭력의 피해자들을 돕고 보호하는 측면에서 ICRC 직원들이 짊어지는 “엄청난 책임”을 강조한 마우러 총재는 ICRC야 말로 바로 그런 장소라는 사실을 반기문 총장에게 재차 강조하면서 그룹 세션을 마무리했다.

마우러 총재는 “7월 취임 이후 배운 사실이 하나가 있다면, ICRC가 열정과 연민이 가득 찬 곳이라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방문은 오찬으로 마무리되었으며, 오찬 중에는 대중 커뮤니케이션에서 예상치와 수치의 활용, 소위 말하는 “인도적 통행로” 그리고 안전한 접근 등과 같은 사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작성자 : 안나 넬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