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RC 국제적십자위원회 (International Committee of the Red Cross)

ICRC의 1949년 제네바협약 해설서는 1950년대, 1977년 추가의정서 해설서는 1980년대에 출판되었다. 해설서 출간 이후 제네바협약과 추가의정서와 관련된 상황에 많은 변화가 있었고, 협약과 의정서의 적용 및 해석과 관련된 관행도 크게 발전했다. ICRC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해설서 개정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다음은 ICRC 법률고문이자 이 프로젝트의 수장인 장-마리 헹캐르츠Jean-Marie Henckaerts 가 해설서 개정 프로젝트의 성격과 ICRC가 이루고자 하는 바에 대한 인터뷰 내용이다.

ICRC가 해설서를 발행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ICRC 해설서는 제네바협약과 추가의정서의 각 규정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훌륭한 자료이다. ICRC 해설서는 무력충돌 희생자를 더 잘 보호하기 위해 각 규정을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지침을 제공한다. 따라서 ICRC 해설서는 국제인도법을 적용하거나 연구하는 법집행자, 변호사, 판사, 학자들을 위한 중요한 도구이다.

협약을 올바르게 해석하고 적용하려면 사용 단어의 정확한 의미와 서로 다른 규정 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기본 규칙은 협약의 용어에 부여된 일반적인 의미에 따라 맥락과 협약의 목표 및 목적을 고려하여 성의 있게 해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체약당사국이 협약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후속 관행도 역시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후속 관행의 분석은 이번 프로젝트의 조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부 용어의 의미는 여전히 모호하거나 애매할 수 있기 때문에 협약의 채택을 위한 준비 작업을 포함해 전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보완적인 해석 수단이 될 수 있다.

ICRC가 해설서를 개정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제네바협약과 추가의정서의 기존 해설서는 주로 협약의 협상 과정과 이전 관행에 기반을 두고 있고, 이러한 점에서 원본 해설은 대부분 유효하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과 함께 관행이 발전하면서 해설서 개정이 필요하게 되었다.

해설서 개정은 지난 몇 십 년간 제네바협약과 추가의정서를 적용하면서 쌓은 경험을 반영하는 동시에, 여전히 유효한 기존 해설의 요소를 보존하게 될 것이다. 목표는 동시대의 현실과 법적 해석을 반영하도록 기존 해설에 덧붙이는 것이다.

해설서의 개정이 필요한 부분을 예를 들어 설명해 줄 수 있나?

예를 들어, 제네바협약 공통 제1조항은 ‘체약국은 모든 경우에 있어서 본 협약을 존중할 것과 본 협약의 존중을 보장할 것을 역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인도법의 ‘존중 보장’ 의무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해는 1950년대 이후 크게 확대되었다. 개정판은 이를 반영하게 될 것이다.

또 다른 예는 제네바협약이 제공하는 인도적 활동 분야와 관계되는데, ICRC와 ‘다른 모든 공평한 인도적 단체’가 이러한 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 이해관계자의 다양성과 인도적 활동이 직면한 도전 측면에서 오늘날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맥락은 기존 해설서가 작성되었던 시점과는 매우 다르다.

또 다른 분야인 점령법에서는 개정을 통해 점령의 시작 및 끝과 같은 문제의 범위와 점령자가 점령지에서 수행할 수 있는 안전보장조치에 관해 더욱 명확한 해설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ICRC가 이 분야에서 축적해온 오랜 경험과 ICRC가 조직한 일련의 전문가 회의를 개정 과정에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개정 준비작업을 어떤 방법으로 실시하고 있는가?

준비 작업은 조항별이 아닌 주제별로 수행된다. 이는 해설 전체에서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 많은 주제들이 하나 이상의 협정과 추가의정서에서 다뤄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부상자 및 환자에 관한 규정은 제네바 제1, 2, 4협약과 2개의 추가의정서에서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규정의 해설을 개정하기 위한 준비 작업은 함께 수행되어야 한다. 이런 식으로 관련 문제의 전반적인 양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한 다른 문제로는 아동보호, 실종자, 가족적 연계 복구, 인도적 원조, 식별표장의 사용 등이 있다.

해설 개정을 위해 어떤 자료를 참고하고 있나?

프로젝트의 조사 과정에서는 최근 몇 십 년간 협약의 적용 및 해석과 관련되었던 다양한 자료를 검토한다. 여기에는 군사편람, 법 및 판례법, 학술자료, ICRC의 현장 경험 등이 포함된다. 또한 법집행자와의 협의도 이용된다. 프로젝트에서는 특히 인도법의 적용 및 해석 측면에서 각국의 관행에 관한 자료를 얻고자 ICRC의 관습법 데이터베이스도 이용한다.

국제형법이나 국제인권법 같은 국제법에서 관련 분야의 변화도 개정 과정에 반영된다. 이러한 분야는 제네바협정이 채택되었을 당시에는 여전히 초기 단계였지만, 최근 몇 년간 크게 발전해왔다.

외부 전문가들이 이 프로젝트를 지원하나?

그렇다. 개정판을 출간하는 것은 ICRC지만, 출간 과정에서는 다양한 수준에서 외부 전문가가 개입하게 될 것이다. 개정판 일부의 초안을 작성하기 위해 몇몇 외부 전문가가 초빙되었고, 다른 부분의 초안 작성은 조직 내 법률가들이 맡는다. 뿐만 아니라, 개정판 초안 작성을 감독하는 편집위원회는 잘 알려진 외부 전문가와 ICRC의 고참 법률가들로 구성된다. 개정판 초안이 완성되기 전에 인도법 적용에 관계된 학자들과 법집행자들을 선발해 ‘상호검토(peer review)’를 진행할 예정이다.

개정판의 출간 과정과 형식에 대해 설명해 달라.

개정판은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출간할 계획이다. 목표는 2015년에 제네바 제1협약 해설의 개정판을 출간하고 그 이후에 다른 개정판을 출간하는 것이다. 정판은 원본과 동일한 형식을 따라 협약 각 규정의 조항 별로 해설을 달게 될 것이다. 개정판은 다양한 관행 자료와 학술문헌을 제공해 추가적인 조사와 연구를 촉진할 것이다. 또한 세부적인 상호참조를 통해 해설에서 관련 규정의 정보를 더욱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개정판은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인쇄물로 출간하는 것 외에 온라인상에도 개정판 전자문서를 공개할 계획이다. 전자문서는 검색하기가 더욱 쉬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