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RC 국제적십자위원회 (International Committee of the Red Cross)

베트남 중부지역 사람들은 여전히 60~70년대의 베트남전 이후 남겨진 불발탄에 의해 세대를 건너 고통 받고 있다. 베트남 적십자사는 ICRC의 원조를 받아 이러한 재앙에 맞서 싸우고 있다.

은구옌 쿠옥 쿠이는 1975년 나무를 하러 가는 길에 지뢰를 밟았던 날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처음에는 발만 절단 했어요. 그런데 감염이 있어서 다시 무릎 위로 절단 수술을 받았습니다.” 성공적인 의족 장착 덕에 현재 그는 5명의 아이를 키운 쿠앙 트리 지방에서 벼농사를 짓고 야채를 가꾸며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었다.

하지만 비극은 또다시 찾아왔다. 그 일이 있은 지 31년 후에 은구옌 쿠옥 쿠이의 가족은 오래전에 끝난 전쟁으로 또다시 고통을 당해야 했다. “우리 아들은 말레이시아에서 일하려고 영어를 배우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고철을 모으는 남자 3명과 같이 일하게 되었습니다. 금속탐지기가 땅속에 뭔가 있다는 신호를 보냈고, 땅을 파던 중에 폭발이 일어나 아들이 그 자리에서 죽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아들의 시체를 집으로 가지고 오는 것뿐이었습니다. 우리 아들은 그때 고작 24살이었습니다.”

전쟁으로 황폐화된 국토

베트남 당국은 전쟁이 끝난 1975에서 2007년까지의 시기에 전쟁 후 남겨진 불발탄에 의해 약 39,000명이 사망하고 66,000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한다. 불발탄이란 집속(集束)탄이나 지뢰와 같은 장치를 말하는데, 이러한 장치들은 수십 년 동안 숨겨져 있다가 사람의 목숨을 빼앗거나 불구로 만든다.

가장 피해가 큰 지역은 한때 남북 베트남의 비무장지대를 형성했던 중부 베트남의 쿠앙 트리와 같은 시골 지역이다. 농사를 짓다가 이러한 재앙을 만나는 경우도 많지만 사망하거나 불구가 된 희생자의 1/3은 고철을 모으는 일을 하다가 봉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들은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잘 알고 있다. “우리 남편이 고철을 파내러 다닐 때 저는 항상 무서웠어요.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자식이 2명 있었고 농장만으로는 가족을 먹여 살리기에 충분하지 않았습니다.“라고 은구엔 티 빈은 말한다. 그녀의 우려는 2009년 8월의 어느 날 현실이 되었다. 37살이었던 그녀의 남편은 파내고 있던 물질이 폭발하면서 오른손 손가락 2개를 잃었고 오른발에 심각한 골절상을 입었다.

“그 이후 남편은 돈을 벌 수 없었고 저 또한 남편을 돌보아야 했기 때문에 기존에 하던 바느질로 올리던 수입도 줄었습니다. 두 아이의 미래가 걱정입니다.” 라고 그녀가 말한다.

다차원적인 조사

ICRC의 아태지역 무기오염 자문관인 보리스 체리나는 “쿠앙 트리는 베트남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이고 이러한 사고의 배경에는 의심할 바 없이 경제적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이 지역은 불발탄에 의한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관련 조사가 매우 부족한 실정입니다. 희생자들과 관련해 더 자세한 부분, 예를 들어 무슨 일을 하다가 사고가 났는지 등을 알아야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라고 말한다.

베트남 적십자사(VNRC)가 이와 같은 문제와 관련해 ICRC 지역 대표단에 문의했고, 쿠앙 트리가 다차원적인 합동조사의 출발지로 선정되었다. 올해 베트남 적십자사는 ICRC의 지원으로 쿠앙 트리의 6개 지역에서 120명의 적십자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응급처치훈련을 시행했다. 이와 더불어 ICRC는 응급처치키트도 제공했다. 보리스 체리나에 따르면 “이 활동의 목적은 지뢰나 다른 폭발물에 의해 부상당한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다.

인식 확산을 통한 생명 살리기

지뢰 위험을 알리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의 일환으로 VNRC 지부는 여러 학교에서 경연대회를 개최했다. 여기에는 아이들과 부모 그리고 지역주민 500명이 참가했다.

보리스 체리나는 “인식 확산을 위한 이 유쾌한 행사는 큰 성공을 거두었고 VNRC의 지부들은 행사 내내 소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평했다.

보리스는 또한 “우리가 정보를 확보한 만큼 이제 희생자를 도울 방안을 마련해 볼 것입니다. 유사한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인접국 캄보디아의 사례에서 가능한 방안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국가 적십자사들의 후원을 받고 있는 캄보디아 적십자사는 불발탄 희생자와 고철 수집으로 생계를 유지하다 이러한 위험에 노출된 주민들을 위해 소액융자기금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수혜자들은 돼지사육, 가게, 물 펌프 운영 등을 통해 수입을 증대시킬 수 있습니다. 주민들에게 경제적 대안을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인 사고 예방법입니다.”라고 덧붙인다.

이를 베트남에서도 실현하려면 재정적 지원이 절실하다. 보리스 체리나는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기부국 적십자사-적신월사의 후원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 몇몇은 이미 관심을 표명했습니다.”

이 문제의 뿌리는 오래 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이것이 가져오는 결과는 분명히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쿠앙 트리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베트남의 다른 피해 지역에까지 프로젝트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원문) http://www.icrc.org/eng/resources/documents/feature/viet-nam-feature-030610.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