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RC 국제적십자위원회 (International Committee of the Red Cross)

1998년 ~ 2000년에 걸쳐 치러진 에리트레아와 에티오피아 간의 전쟁은 이미 오래된 과거의 일이지만, ICRC는 에리트레아에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ICRC는 무력충돌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에 재정착한 사람들의 가축을 치료하고 있다. ICRC 마이클 카이플(Michael Kifle)이 취재했다.

에리트레아의 가축 생산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주요 문제 중 하나로 가뭄을 꼽을 수 있다. 대체로 7월과 9월 사이는 장마철이고, 10월부터 6월까지는 건기다. 12월부터 계속 목초지가 줄어들기 때문에 매년 3월부터 6월까지가 가장 힘든 시기이다.

1998년~2000년 에티오피아와의 전쟁으로 인해, 에티오피아와 국경이 맞닿은 지역에서는 안 그래도 이미 열악한 목축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다. 가축들이 멀리 흩어져 결국 실종되거나 많이 죽기도 했다.

건기에 가축 생존시키기

ICRC는 기생충 박멸 대책의 일환으로 건기에 죽는 가축 수를 줄이고자 한다. 에리트레아 농림부와의 긴밀한 협력 하에, 에티오피아와의 국경인근에 있는 가쉬 바르카, 남부 및 홍해 남부 지역들에 위치한 100개 넘는 마을에서 가축 치료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100만 마리 이상의 가축들(돼지, 소, 당나귀, 낙타)이 체내 및 체외 기생충 치료를 받았다. ICRC의 에리트레아 경제 안보 대표 베라 이엠스는 “일반적으로 치료를 받은 가축은   우유와 고기를 더 많이 생산하고, 가뭄에 살아남을 확률도 더 높습니다.” 라고 전한다. 또   “가축이 건강할수록 생계 수준도 높아집니다. 지금까지 가축 치료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은 사람들은 18만 명에 육박하며, 3만6천 가구 이상에 달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생존의 수단이 되는 건강한 가축

많은 사람들은 가축에 생계를 의존한다. 그 중 한 사람이 바로 남부 지역 골로(Golo) 마을의 원로인 이브라힘 살레다. “우리 가축이 치료를 받은 덕에 이제 건강해진 가축을 팔아 가족의 수입을 늘리고 아이들에게 음식과 옷을 사줄 수 있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ICRC의 본래 긴급 구호목표는 1년에 한 번 건기의 말미인 5월에서 6월 사이에 가축을 대상으로 기생충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2009년 농림부의 요청에 따라, ICRC는 가축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가축 치료 프로그램을 1년에 두 번, 즉 장마철이 시작되기 전과 끝난 후에 실시하기 시작했다.

농림부와 ICRC의 수의사로 구성된 팀들이 4개의 그룹으로 나뉘어져 각기 다른 행정구역으로 파견되었다. 각 팀은 6~9명으로 구성되었으며 필요한 모든 약품을 가지고 있었다. 치료시기는 미리 마을 관리자와 함께 정하였다. 팀들이 언제 찾아오는지 아는 마을 주민들은 임시로 울타리를 세우고 가축을 몰아넣어 가축치료 과정이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우유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늘어나는 수입

가축 주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실시한 프로그램 평가결과, 치료한지 며칠이 지나 가축 피부에 진드기(체외 기생충)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남부 지역 마이 구두프 마을의 농부 알리 아흐메드는 치료의 효과를 인정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처럼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빨리 체중이 늘어난 것을 본 적 없습니다. 이제 우유 생산량이 더 늘면서, 우유를 팔아 돈을 벌고 있습니다.”

농부들 사이에서 “살 찌우는 약”이라 불리는 기적의 약

가쉬 바르카 지역의 농부들도 이러한 지원을 고맙게 여기며 이버멕틴(가축 치료제)을  “살 찌우는 약”이라고 부른다. “가축은 우리에게 은행과도 같은 존재에요. 저희는 전적으로 가축에 생계를 의존하고 있습니다. 가축을 팔면서 생긴 돈을 트렉터 주인들에게 지불하여 우리 땅을 경작합니다.”라고 아나굴루 마을의 농부 카흐사이 세메레가 전한다.

체내 및 체외 기생충이 줄어들면서 허약했던 가축들이 각 지역에서 부족했던 사료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치료를 통해 장마철 초기에 생사료가 유발하는 설사 증세에 대한 가축의 면역력이 강해졌다. 치료 덕분에 폐사율이 줄어들고 귀한 가축들의 건강 상태가 개선되었다.

ICRC는 농림부와의 협력 하에 2010년 국경 지역 세 곳에서 가축 50만 마리를 치료할 계획이다.

(원문) http://www.icrc.org/eng/resources/documents/feature/eritrea-feature-210610.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