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용의 사람, 생각

  • VR, 메타버스 기술을 통한 소명

  • 글 김효용(한성대학교 교수·디자인대학장)
  • 세상일은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 지진,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가 닥치기도 하고, 전쟁과 같이 사람들 스스로 재난을 만들기도 합니다. 재난이 일상화된 만큼 도움이 필요한 곳도 많아졌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 인류는 어려운 가운데에도 지식과 지혜를 나누고 사랑으로 보듬었던 집단 무의식(Collective Unconscious)에 대한 기억으로 이를 극복해 왔다는 것,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는 늘 적십자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지난 6월 개최된 국제적십자사연맹 글로벌 혁신 서밋 아시아태평양재난복원력센터 세션에 참가하면서 적십자와 함께한 소중한 시간을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 VR로 재난을 ‘경험’하고 ‘공감’하다

    저는 이번 세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인류 문제해결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국가, 기관, 기업과 함께 봉사하고 고민하는지, 그리고 국제적인 협력과 첨단 기술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특히,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기에 적십자가 미래세대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재난 대비에 필요한 효과적인 교육 방법에 관심을 갖고 논의한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교육에는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강의식 이론교육도 있고 실험이나 실습이 필요한 교육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명과 직결된 재난 상황을 직접 경험하지 않고 그 어려움을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에 체험이 중심이 된 교육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교육의 대상이 누구인지도 중요합니다.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인 학생들에게는 정보와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 첨단 기술을 활용해 입체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VR 교육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과 기대가 높습니다. VR 교육은 적십자가 다양한 인도주의 관련 기술과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한 가지 의견이 있다면, 이번 세션을 통해 모두가 공감한 ‘협력’의 필요성을 실제적이고 효과적으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경제와 기술, 교육에 대한 민간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다양한 협의체를 구성하여 ‘AI 기술과 VR 콘텐츠, 메타버스 플랫폼 등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인류애에서 비롯된 자산을 공유하고 확산할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 재난을 체험하면서 대응하는 방법을 배우는 VR 콘텐츠

    다양한 난제를 해결할 열쇠, 첨단 기술

    우리는 기후변화를 비롯한 다양한 위기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위험한 환경에 처할지 모른다는 사실은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들에게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옵니다. 인류가 처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집단 지성, 적극적 소통, 상호 도움을 줄 수 있는 구조화된 시스템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우리가 진행 중인 기술 개발 프로젝트의 주제 또한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한성대학교는 대한적십자사와 재난 예방 교육에 필요한 VR 콘텐츠 등을 개발하고, 뜻을 같이하는 기업들과 AI 기술,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하여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AI는 향후 인류 사회에 혁신적인 변화와 영향을 줄 기술입니다. 또한, 현재 활용되는 다양한 첨단 기술, 메타버스 플랫폼 서비스, VR 콘텐츠들이 초고도화, 초지능화되어 예상을 뛰어넘는 효율성과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상상해봅니다. 메타버스에서 언어, 문화, 생활환경이 다른 전 세계 사람들이 지식과 지혜를 나누고 사랑으로 보듬는 모습을. 그런 기억들 가운데 새겨져 있는 적십자 운동의 사명을. 인류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적십자의 사명은 우리 모두의 소명(召命)과도 같다는 것을 늘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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