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위로가 닿기를 ‘튀르키예로 부친 편지’

너희들은 혼자가 아니야, 우리가 있잖아!

지난 3월 15일, 서울 경기초등학교의 한 교실. 분위기가 평소와는 사뭇 다릅니다. 6학년 학생들이 튀르키예 친구들에게 전할 응원의 편지를 쓰기 위해 모인 것인데요. 경기초등학교 학생들이 튀르키예·시리아로 마음을 전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진 발생 소식을 듣자마자 교내 모금을 시작해 지난 2월 16일, 대한적십자사에 긴급구호 지원성금 1,373만 3,000원을 전달하기도 했는데요. 역사상 유례없는 대지진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 여전히 고통받는 친구들을 위해서 성금 기부에 이어 응원의 편지까지 전달하기로 한 것입니다.

평소 장난기 많던 학생들도 이날만큼은 두 눈을 반짝이며 진지한 얼굴로 새하얀 도화지를 채워나갔습니다. 튀르키예 국기와 태극기가 함께 펄럭이는 모습부터 튀르키예로 향하는 우리나라 구호 비행기, 손을 맞잡거나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한국인과 튀르키예인의 모습까지 저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도화지에 담았습니다. 종이 한 장을 빼곡하게 채운 하준서 학생은 “형제의 나라인 한국과 튀르키예가 함께 힘을 모은다면 위기를 이겨낼 수 있다”라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표현 방법은 제각각이지만 마음이 향하는 곳은 모두가 같았습니다. 지진으로 하루아침에 가족과 터전을 잃고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튀르키예 어린이들이 일상을 되찾고 다시 활짝 웃을 수 있기를 바라는 그 마음 말입니다. 대한적십자사는 학생들의 편지를 소중히 모아 튀르키예 이재민 텐트촌으로 전달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사랑과 희생에 보답할 때

이외에도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지원에 써달라며 많은 사람이 대한적십자사로 마음을 전해왔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장애를 가진 아들과 살고 있는 조명순 씨는 정부 지원금과 생활비를 아껴서 모은 돈 1,000만 원을 선뜻 내놨습니다. 그는 “살아오면서 받았던 도움을 다시 돌려주고 싶었다”라고 밝히며 우리 사회에 훈훈한 감동을 줬습니다. 이처럼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마음을 함께 나누는 이들이 있어 튀르키예·시리아에는 희망이 다시 피어나고 있습니다.

대한적십자사는 그동안 현금, 물품 지원(담요, 긴급구호세트, 구호차량 등)과 같은 다양한 인도적 지원을 펼쳐왔습니다. 지난 4월 24일 대한적십자사는 튀르키예 현장에 재건복구지원단을 파견해 임시주택건설과 생필품 및 구호품 전달, 급식 지원 등을 펼치며 국민 성금으로 지진 피해주민을 돕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게 무너진 튀르키예·시리아의 일상 회복을 위해서는 여전히 더 많은 지원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군인을 한국에 파병하고, 역대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태풍 ‘사라’로 초토화된 우리나라를 위해 성금을 보낸 튀르키예와 튀르키예적신월사. 이제 우리가 그들의 사랑과 희생에 보답할 차례입니다. 인도적 위기에 놓인 튀르키예·시리아를 위해 연대의 힘을 보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