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꿈을 안고 숲을 지키는 사람들

미래세대를 위한 첫걸음 ‘푸른 숲을 부탁해’

2022년 3월, 경북 울진에서 시작해 강원 삼척까지 번진 동해안 산불은 역대 최장기간 숲을 태우며 막대한 수목 피해를 남겼습니다. 검은 상처의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 생명을 잃은 숲에 푸른 빛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지난 4월 21일, 대한적십자사는 경북 울진에서 산불피해지 산림생태복원을 위한 ‘기부자의 숲’ 조성 행사를 열었습니다. 기부자의 숲은 경북 울진 산불피해지역에 산림생태복원을 위해 축구장 100개 면적인 70헥타르(ha)에 나무를 심는 사업으로, 함께 뜻을 모은 국민, 기업, 단체 등의 기부금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대한적십자사는 지난해부터 ‘푸른 숲을 부탁해’ 캠페인을 전개해 걸음기부, 정기후원 등 으로 5억여 원을 모금했으며 이날 산림청,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과 함께 기부자의 숲 조성을 위한 첫 삽을 떴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대한적십자사 이상천 사무총장, 박형수 국회의원, 산림청 임상섭 차장,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류광수 이사장과 산림회복을 위해 따뜻한 마음을 전해준 기부자를 대표해 NH농협은행, 대상주식회사, 애경산업, 한울원자력본부 임직원이 자리했습니다. 특히 미래세대를 대표해 청소년적십자(RCY) 단원, 울진 산불 발생 당시 현장에서 이재민 구호활동에 앞장선 적십자봉사원, 지역주민들도 함께하면서 의미를 더했습니다.

대한적십자사 이상천 사무총장은 “미래세대에 물려줄 아름다운 푸른 숲을 조성하는 첫걸음에 함께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라며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서 대한적십자사는 산불과 기후변화 등 재난 위험을 경감하고 지역사회 복원력을 강화하는 데 앞장서겠다”라고 전했습니다.

청소년적십자의 시작은 ‘나무 심기’

대한적십자사는 70년 전에도 황폐해진 한반도에 푸른 꿈을 심었습니다. 1953년 4월 5일, 전쟁으로 폐허가 된 부산 서구 암남동 천마산에 청소년 200여 명이 모여 1만 그루의 나무를 심은 것인데요. 이는 청소년적십자의 첫 활동이기도 하죠.

이후 나무 심기 활동은 ‘국토 되살리기’에서 자연과 환경보호 활동인 ‘에코프렌즈 환경캠페인’으로 시대에 맞게 변화했고, 현재 RCY의 대표 활동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RCY 창립 7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미래세대를 대표하는 자격으로 그리고 RCY의 역사를 잇는 의미에서 RCY 단(회)원들의 산불피해지역 산림생태복원 참여는 더욱 특별했는데요. 지금은 작은 묘목이지만 깊게 뿌리 내리고 건강하게 자라 다시 푸른 숲을 이루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모두가 한그루, 한그루 정성을 다해 심었습니다. 나무를 심기 위해 땅을 파고, 산을 오르내리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우리가 숲을 지킨다는 생각에 밝은 미소가 가득했던 현장이었는데요. RCY 단(회)원을 비롯해 적십자봉사원, 기부자, 지역주민 등 150여 명은 축구장 약 7개 면적(5ha)에 금강소나무, 신갈나무, 꼬리 진달래 등 자생식물 1,000여 그루를 심으며 대한적십자사 기부자의 숲을 조성했습니다. 대한적십자사는 2028년 2월까지 5년간 산림청,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과 함께 토양 유실을 막기 위한 황마네트, 불탄나무 편책공 설치, 자생식물을 활용한 산림생태복원, 병충해 방지 등을 통해 산림생태계 회복을 지속적으로 도울 계획입니다.

무언가를 심은 자리에는 기대도 함께 자라납니다. 우리가 지킨 숲이 다시 푸른 빛을 품어 새소리 지저귀는 살아있는 땅으로 회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