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시작점에서, 다시 함께!

• 꿈꾸는 RCY

  시인 강원석(대한적십자사 홍보대사)

• 마음 여럿 뜻을 품어 나무를 심고
  하나둘 사랑 모여 꽃잎을 피우니
  꿈을 꾸는 아이야 꽃처럼 웃어라
  바람이 불어도 향기로운 세상이다
  -기념비 헌정 시-

마음 여럿 뜻을 품어 나무를 심다

창립 70주년 기념비 제막식은 부산 서구 천마산 조각공원에서 열렸어. 맞아, 이곳이 바로 RCY 발상지야. 지금으로부터 70년 전인 1953년 4월 5일, JRC(Junior Red Cross, RCY의 옛 명칭) 단원 200여 명이 6·25 전쟁으로 황폐한 우리나라를 재건하고 국토를 푸르게 만들겠다는 희망과 꿈을 품으며 1만 그루의 나무를 심은 곳이지. 참고로 이날의 정신은 RCY의 대표활동인 에코프렌즈 환경 캠페인으로 계승하고 있어.

하나둘 사랑이 모여 꽃잎을 피운 시간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RCY 단원, 지도 선생님 등 약 560명이 70년 전 RCY 선배들이 밟았던 그 길을 걸었어. 70년 전 심은 나무가 어느새 자라 가파른 산길을 오르는 우리 단원들의 그늘이 돼 땀을 식혀주었지. 그때 선배들이 품었던 꿈과 희망이 바로 이 모습이 아닐까.

6월의 신록을 배경으로 힘차게 걷는 단원의 모습에는 사랑과 봉사의 적십자정신을 견고히 이어 새로운 꽃을 피우겠다는 의지가 충만했지. 인천석천초등학교 박라온제나·이하연·전예민 단원은 이구동성으로 “지난 시간 RCY가 실천해 온 봉사활동 덕분에 세상이 더 나아진 것 같다”라며 “더욱 열정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RCY의 발전에 기여하는 단원이 되겠다”라고 다짐했어.

봉담고등학교 이재희 RCY 지도 선생님은 “긴 역사를 가진 단체에서 단원들과 즐겁게 활동한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라며 “앞으로도 사명감으로 단원들을 지도하는 것은 물론 후배 지도 선생님 양성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라고 밝히셨지.

꿈을 꾸는 단원 모두가 꽃처럼 웃기를

창립 70주년 기념비 제막식 행사에서는 기념비 건립 경과보고, 감사패 전달식 등이 진행됐어. 이 자리에는 대한적십자사 신희영 회장님을 비롯해 부산시 서구 공한수 구청장님, 부산시 서구의회 김혜경 의장님 등이 참석해 축하와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셨어.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님과 홍소자 전 대한적십자사 부총재님도 영상으로 함께하셨지. 대한적십자사 신희영 회장님은 “우리는 지금 이 순간 전쟁으로 고된 시간을 보내던 시절, 풍요로운 미래를 위해 꿈과 희망의 나무를 심으며 땀을 흘렸던 선배들의 발자취와 함께하고 있다”라며 “과거 꿈과 희망을 심었던 자리에 세워진 기념비를 기억하며 무한한 꿈과 희망을 키워 나가길 바란다”라고 말씀하셨어.

바람 불어도 향기로운 내일을 위해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기념비 제막식이 진행됐어. 기념비가 위용을 드러내자, 단원들의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지. 기념비는 70년 전 단원들이 땅을 파고 나무를 심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사료 고증 과정에서 발견한 흑백 사진 속 모습을 그대로 표현했다고 해.

기념비를 기억하며 RCY 단원이 무한한 꿈과 희망을 키우고 더불어 이곳이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의 성지가 되리란 기대를 담아서 말이지. 아참, 기념비에는 대한적십자사 홍보대사인 강원석 시인의 헌정 시 ‘꿈꾸는 RCY’도 새겼단다. 기념비 제막 후에는 기념식수 행사가 있었어. 70년 전 우리 선배들이 그랬듯, 사철 푸른 소나무가 자라 후배 RCY 단원에게 또 다른 자부심이 될 것이라 확신해.

한번 RCY, 영원한 RCY

기념비 제막식을 마친 후 RCY 단원들은 한국해양대학교로 향했어. 이곳에서 RCY 창립 70주년 기념 ‘전국 합동입단선서식(이하 선서식)’이 열렸거든. 선서식에는 올해 RCY에 가입한 전국 초중고 단원과 지도 선생님 등 약 1,000명이 참석했지.

부산RCY오케스트라의 환영 연주로 시작한 선서식에서는 단기 입장, 국제적십자 원칙 낭독, 단원 맹세, 표창장 수여, 단가 제창 등이 진행됐어. 한목소리로 우렁차게 단원 맹세를 하고 단가를 제창하는 단원들의 모습에서 RCY 활동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큰지 또 봉사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가득한지 충분히 알 수 있었어. 올해 초에 RCY 단원으로 입단한 봉담고등학교 황민성 단원은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님 말씀처럼 ‘한번 RCY는 영원한 RCY’이란 마음으로 앞으로 어른이 돼서도 봉사활동을 이어가겠다”라는 단단한 다짐을 내어놓았어.

활동 우수 단원에 대한 대한적십자사 회장 표창장 수여식도 있었어. 표창장을 받은 동의과학대학교 김원형 회원은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70년간 RCY가 이어진 것이 정말 대단하다”라며 “선배님들의 뜻과 마음을 이어받아 기회가 된다면 지도자가 되어 후배 RCY 단원들이 더 많이 활동할 수 있도록 돕겠다”라는 포부를 밝혔어.

더 따뜻한 대한민국을 위해

첫걸음을 뗀 RCY 단원들과 지도 선생님을 응원하고자 한덕수 국무총리님, 대한적십자사 신희영 회장님, 대한적십자사 부산지사 황철호 부회장님, 부산시 송숙희 여성특별보좌관님, 한국해양대학교 도덕희 총장님 등이 행사장을 방문하셨어. 축사에 나선 한덕수 국무총리께서는 “사랑과 나눔의 적십자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RCY에 입단한 청소년 여러분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며 “RCY 활동으로 더 큰 꿈을 키우고 더 많은 사랑을 나누길 바란다”라고 단원들의 내일을 응원하셨지.

한편, 선서식 2부에서는 RCY 단원을 환영하는 어울림한마당 축하공연이 진행됐어. 마임 저글링 공연, 레이저 퍼포먼스 쇼, K-Pop 등의 무대가 펼쳐졌고, 단원들은 멋진 무대에 열렬한 호응으로 화답했어.

다음 날인 6월 4일에는 RCY 단원들이 호국보훈의 달과 현충일을 기념해 UN의료지원단 참전 기념비를 찾아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고 추모하며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어. 그리고 부산의 관광 명소인 태종대를 탐방하며 단원 간 친선과 화합을 도모했지.

창립 70주년 기념비 제막식과 전국 합동입단선서식은 앞으로 70년 아니, 그 이상 이어질 RCY의 꿈과 희망을 미리 볼 수 있는 자리란 점에서 매우 의미가 컸어. 부산본부 양수민 대학협의회장은 “대한민국이 ‘따뜻한 나라’가 되는 데 기여하는 RCY가 되도록 봉사활동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어. 아마 RCY 단원 모두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곧은 마음으로 사랑과 봉사의 적십자정신을 실천하는 RCY 단원들이 만들어 낼 따뜻한 대한민국을 기대해 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