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RC 국제적십자위원회 (International Committee of the Red Cross)

콜롬비아에서 무력충돌과 관련된 성폭력의 피해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많은 성폭력의 피해자들은 자신들의 피해사실을 밝힐 경우 그들에게 닥칠 비난과 위협을 두려워하여 쉽사리 그 사실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들은 침묵 속에서 계속 반복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이와 같은 피해상황을 줄이기 위해서 성폭력 피해자들이 필요로 하는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력충돌 중 성폭력 피해 여성들을 보호하고 돕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삶을 바꿔버린 찰나의 순간

마르타는 콜롬비아 남동부 지역의 한 항구도시에서 살았다. 2008년 11월 11일 저녁까지 그녀의 삶은 지극히 평범했으며 평화로웠다. 무장한 두 명의 남자가 마르타의 집 문을 부수고 들어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들은 그녀를 강간하고, 마약을 먹이고, 칼로 상처를 내고, 피부를 불로 지졌다. 그 날 이후 그녀의 삶 매 순간순간은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마르타는 너무 두려워서 지역관청에 그녀가 당한 피해사실을 알릴 수 없었다. 대신에 그녀는 인근 마을로 떠났으며, 공포의 침묵 속에 그녀 스스로를 가뒀다. “아무 길도 아무런 방법도 없는 것 같았어요. 저는 그저 새장 안에 갇혀있는 기분이었지요.” 마르타가 당시를 회상하며 말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났을 무렵 저는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것도 쌍둥이를요. 저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될 지 도무지 알 수 없었어요. 그리고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생각해봤어요. 저는 고향을 떠나 아무런 연고도 없는 마을에 살고 있었고, 이런 고민을 털어놓을 사람도 없었죠.”

그러던 어느 날 마르타는 국제적십자위원회를 찾아가 자신의 사정을 말하기로 결심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그녀를 프로파밀리아(Profamilia)라는 정부단체로 데리고 갔다. 프롤파밀리아는 국제적십자위원회와 무력충돌 시 성폭력의 피해로 고통받고 있는 여성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협정을 체결한 단체이다. “그들은 심리치료를 비롯하여 저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어요” 국제적십자위원회는 마르타에게 음식과 기초생활용품도 지원해주었다.

“정말 힘들었어요. 저는 제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어요. 하지만 곧 제 뱃속의 아이들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아이들을 낳아서 키우기로 결심했어요. 하느님 덕분에 저는 제게 일어난 일들을 조금씩 잊어갈 수 있게 되었죠. 지금 저는 아주 강인한 엄마가 됐다고 느껴요. 제 귀여운 작은 아이들을 위해서 계속 열심히 살아갈 거에요. 저는 용감한 엄마거든요.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인해요. 제 아이들에게 한없는 사랑을 줄 거에요.”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다른 여성들에게 말하고 싶어요. 당신의 아이들을 잘 돌보세요. 아이들은 어떤 것으로도 비난 받아서는 안돼요. 조금만 도움을 받으면 여러분도 할 수 있다고 말이죠.”

여전히 마르타는 고향을 떠나 다른 마을에서 살고 있다. 오빠와 두 귀여운 아이들과 함께 살면서 계속해서 아픔과 상처를 치유할 길을 찾고 있다.

올바른 도움

국제적십자위원회의 보건국 직원들은 마르타가 임신했을 때부터 쌍둥이를 낳을 때까지 그녀를 도왔다. 그리고 그녀가 콜롬비아 당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그녀와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주선했다.

2009년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성폭력의 피해로 고통을 받고 있는 21명의 사람들에게 의료지원 및 심리적 지원과 더불어 사회적 지원을 했다.

성폭력은 국제인도법으로 금지되어있으며, 분명히 예방되어야 한다. 더구나 강간은 강제된 매춘, 성노예, 강제임신 및 강제불임, 그리고 기타 형태의 성폭행 등과 더불어 “성폭력”의 범주 안에 속한다. 성폭력 피해에 따른 결과는 일시적인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넘어 매우 심각하다. 특히 HIV와 같은 성병의 위험성과 원치 않는 임신으로 인해 성폭력 피해자들은 장기간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는 것을 방해하는 정신적 트라우마의 고통을 겪는다. 그리고 대부분의 성폭력 피해자들은 정부당국에 피해사실을 신고하지 않기 때문에 진료나 도움을 받기가 어렵다.

(원문) http://www.icrc.org/eng/resources/documents/feature/women-displacement-feature-020310.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