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RC 국제적십자위원회 (International Committee of the Red Cross)

지난 7월, 하예 마리암은 적십자 메시지를 통해, 마침내 1982년에 헤어진 그녀의 딸과 다시 연락할 수 있었다. 그러나 몇 주 후, 모든 연락은 끊어졌고, 이 팔레스타인 난민은 쓰라린 충격에 빠졌다. 카디야는 28년 전, 이스라엘과의 전쟁이 한창이던 1982년에 레바논을 떠났다. 이제 북예멘에서의 또 다른 전쟁이 하예 마리암이 그녀의 딸을 다시 만날 것이라는 희망을 꺾고 있었다.

레바논에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촌 외곽에 위치한 방 두 개짜리 집 현관에 앉아, 하예 마리암(Hajje Mariam)은 ICRC 파견단에게 새로운 적십자 메시지를 위한 내용을 불러주고 있다. 그녀의 딸이 메시지를 받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저는 딸이 살아 있는지를 알고, 단 한번이라도 그 애를 다시 보고 싶을 뿐이에요.”라고 그녀는 전한다.

“우린 8월부터 그 애의 소식을 들을 수 없었고, 사다(Saada)에서의 전쟁 때문에 혹시나 그 애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이 돼요.” 하예 마리암은 카디야와 다시 연락이 되었던 짧은 순간의 기쁨을 떠올리며, 그녀의 주름진 얼굴에서 눈물을 닦는다. ICRC 파견단이 그녀의 딸에게서 온 적십자 메시지를 전해 주었던 2009년 7월, 그녀는 온 몸으로 기뻐했다. “그것은 기적이었어요. 그 애가 살아 있었다는 게 거의 믿기지 않았죠.”

적십자 메시지의 교환으로 다시 연락이 닿은 후, 카디야는 레바논의 가족들에게 1997년 이후 처음으로 전화했다. “그 애가 8월에 전화했는데, 우리가 그 애의 적십자 메시지에 답장한 지 몇 주 지난 후였어요. 그 애는 ICRC사무실에서 전화하고 있다고 했고, 북예멘의 난민촌에 살고 있다고 했어요. 그때 이후론 단 한 마디 소식도 없네요.”

지난 8월, 북예멘에서의 전투가 재개되었고, 이 때문에 카디야는 이동했어야 했는지 모른다. “그 애가 8월 이후로는 왜 연락이 없는지 이해가 안돼요. 그 애에게 아무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죠. 아마 급해서 빨리 피해야 했을 수도 있고……모르겠어요. 걱정돼서 죽을 지경이에요.”

카디야가 베이루트 남쪽 보리 바라이네에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촌 근처의 부모님 집을 떠난 건 15살 때였다. 그녀는 팔레스타인 전투원이었던 남편과 함께 예멘으로 피난했다. 1982년 전쟁 중에 레바논으로부터 추방된 다른 팔레스타인 해방기구 전투원들과 함께였다. “그 애가 저 문을 걸어나갈 때 난 마치 내 영혼이 몸을 떠날 듯 울었어요. 그게 그 애를 본 마지막이었죠.”

그녀는 카디야가 떠난 후 10년 동안 레바논의 가족들과 정기적으로 연락을 주고받던 때를 떠올렸다. “그리고는 갑자기 마치 그 애가 사라진 것처럼 모든 연락이 두절됐어요.”

하예 마리암은 1997년 그녀가 딸을 찾기 위해 어떻게 예멘을 돌아다녔는지 전했다. 하지만 카디야는 없었다: “그 애를 25일 동안 찾아 다녔어요.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특히 사나(Sanaa)에 있는 레바논과 팔레스타인사람들 중에서 그 애에 관해 티끌만큼 이라도 아는 사람이 있다면 연락해 봤지만 아무 소용 없었어요. ” 그녀는 병에 걸리고 나서 찾는 것을 포기하고 빈 손으로 레바논에 돌아와야 했다.

10명의 아이를 둔 엄마인 하예 마리암은 수십 년간 레바논에 고통을 준 전쟁으로 두 아들을 잃었다. 그녀에게는 그녀의 딸의 소식을 아는 것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다. “죽기 전에 꼭 그 애를 보고 싶어요.” 76세의 여인이 전한다. “난 무척 아프지만, 그 애를 볼 수 있다면 내 노년에 진통제가 될 거예요.”

ICRC 파견단은 적십자 메시지를 즉시 예멘의 파견단에 전송했고, 그 곳 직원은 최대한 빨리 그것을 전달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다. 

(원문) http://www.icrc.org/eng/resources/documents/feature/lebanon-feature-100205.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