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RC 국제적십자위원회 (International Committee of the Red Cross)

지진 발생 후 3개월이 지난 지금, 라디오 방송이 재개되고 전화와 인터넷도 다시 연결되었다. 이런 기술 덕택에 많은 사람들이 친지들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어떤 부모들은 지진 발생 직후 혼란 속에서 알 수 없는 곳으로 흩어진 아이들을 애타게 찾고 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아이티 적십자팀들이 이들 가족이 재회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포르토프랭스에서 올가 밀체바(Olga Miltcheva)가 보도한다.

다친 발을 아랑곳하지 않고 미모제(Mimose)는 뛰어간다. 두 팔을 넓게 펴고 정신없이 달려가 아들을 맞이한다. 38세의 생기넘치는 엄마 미모제는 이곳 포르토프랭스의 빈민촌 마르티상에서 줄곧 살아왔다. 1월 12일 발생한 지진으로 집과 소유물 대부분을 잃었다. "하루하루 연명하며 살고 있지만, 그래도 행복해요. 우리 가족 모두 살아남았고 이제 적십자사에서 제 아이까지 찾아주었으니까요." 아들을 꼭 안으며 미모제는 말했다.

열세살인 아들 클로델(Claudel)은 벌써 두 번이나 아이티 상공을 비행했다. 지진 직후 공포로 온몸이 굳은 채, 콘크리트 블록에 부러진 다리의 아픔을 이를 악물고 견디며 탔던 헬리콥터가 첫 번째였다. 두 번째는 비행기였다. 카파이시앵에 있는 밀로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몇 주간 머문 후 구조팀이 와서 그를 데려갔다.

"처음에는 정말 무서웠어요. 저를 어디로 데려가는 지, 엄마를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몰랐거든요. 하지만 나중에 엄마와 전화통화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혼란 속의 피난

카파이시앵의 병원에 입원한 어린이 환자 제임슬리(Jamesly)의 경우에는 부모 찾기가 훨씬 더 어려울 뻔했다. 제임슬리는 두 살 생일이 조금 지나 지진을 겪었고, 그 직후 포르토프랭스를 떠났다. 아무도 아이의 이름이나 부모 이름을 묻지 못했다. 

"다행히도 아빠가 아이 배에 전화번호를 적어놓을 생각을 했더라구요. 그래서 아이 가족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비규환 속에서 그런 생각을 하기란 쉽지 않죠." 아이티에서 ICRC의 가족찾기활동(Restoring Family Links, RFL) 사업단장으로 일하고 있는 이자벨 쟌느레(Isabelle Jeanneret)의 설명이다.

국외로 보내진 걸까?

살바니(Salvanie)는 아직도 아홉살인 딸을 찾아 헤매고 있다. 얼굴에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공포의 밤이 지난 후, 살바니의 딸 사이다(Sa？da)는 생존자들의 절규가 넘쳐흐르는 학교건물 잔해 속에서 구조되었다.살바니는 딸을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부상자들로 가득 찬 차에 태웠지만, 엄마가 탈 자리는 없었다. "그 때 이후로 딸을 보지 못했어요." 엄마는 말한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환자 몇 명이 국외로 이송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어린이가 국외로 보내졌다고 믿을만한 정보가 있을 경우, 우리는 해당 국가의 적십자사와 접촉을 해 어린이를 찾아보게 합니다. 네트워크를 통해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적십자운동의 강점이지요." 쟌느레 단장이 말한다. "우리는 사이다를 찾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원문) http://www.icrc.org/eng/resources/documents/feature/haiti-feature-090410.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