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RC 국제적십자위원회 (International Committee of the Red Cross)

아동권리협약 20주년, 아동권리선언 50주년, 제네바협약 60주년을 기념하여 ICRC는 아동과 전쟁에 관한 소책자를 발간했다. 전쟁 중 아이들이 겪는 참상과 ICRC가 아이들을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해 하는 일에 대해서 크리스틴 바스타 ICRC 아동보호자문관으로부터 들어보았다.

무엇 때문에 아이들이 특별히 전쟁에 더 취약하고 위험한가?

전쟁은 잠재적으로 모든 사람들을 취약하게 만든다. 아이들이 믿기 어려울 만큼 강인함과 회복력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어린 나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어른보다 더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전쟁으로 아이들은 수 많은 위험에 노출되고, 그 위험 중 일부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것이다. 고아, 사망, 부상, 실향, 가족과의 이별 등이 가장 여실히 드러나는 위험이다. 의료서비스에의 접근이 차단돼 심각한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하자면, 단순한 부상이나 질병이지만 치료를 못 받아 사망에 이르거나 오랫동안 후유증으로 고생할 수도 있다.

어른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는 방치되어 온갖 학대에 시달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입병사를 모집하는 무장단체나 무장세력에게 아이들은 쉬운 목표물이다. 인신매매도 당할 수 있다. 더욱이 무력충돌로 야기된 빈곤 속에서 아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거리에서 구걸을 하거나 저임금의 고된 허드렛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물론 연령과 성별에 따라 직면하는 위험은 다르다. 큰 아이들은 혼자 힘으로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은 한편, 학대에 대한 위험도 더 크다. 

전쟁에서 남성, 여성, 노인과 비교해서 아이들에게 특히 필요한 도움은 무엇인가?

구체적으로 필요한 것은 연령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아직 성장기인 아이들에게는 충분한 음식과 물, 적절한 의료서비스가 필요하다. 백신접종은 특히 중요하다. 어른도 마찬가지지만 아이들이 적절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신체적, 정신적 발달에 치명적일 수 있다.

전시나 평시나 아이들은 가족의 보호와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 또한 교육받을 권리도 있다. 많은 경우 아이들은 교육을 통해 충돌이나 빈곤에 처했을 때 필요한 생존기술을 습득하고 어느 정도 보호도 받을 수 있다. 물론 학교에 있는 자체가 더 위험할 수 도 있다. 때론 학교가 직접적인 공격대상이 되기도 하고 모병중인 무장단체나 군대가 학교를 습격하기도 한다.

충돌 중 가족과 헤어진 아이들의 경우, 반드시 부모를 찾을 기회가 주어져 가족과 다시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노력과 더불어 이 아이들에게 는 거처와 음식, 물과 함께 어른들의 보살핌과 보호가 필요하다.

 ICRC는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는가?

전쟁 한복판에 있는 아이들을 돕는 것은 ICRC의 최우선 과제이며, 따라서 모든 ICRC 프로그램이 아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 고안된 다수의 ICRC프로그램이 있다.

어린 나이에 부모와 떨어지는 것보다 더 큰 상처는 생각 할 수도 없다. 전쟁의 적대적인 환경에서 부모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부모의 보호도 받지 못한다. 가족이 뿔뿔이 흩어진 상황에서 가족을 찾아주고 만나게 하는 것이 ICRC의 최우선 과제다. 가족과 헤어진 모든 이들에게 이런 프로그램을 제공하지만 보호자 없이 혼자 다니는 아이 및 가족을 잃어버린 아이들에게 우선 순위를 둔다.

2008년 ICRC는 가족과 헤어진 전세계 약 2천 명의 아이들을 등록했다. 이 수치는 군대와 무장단체가 제공한 347명의 명단도 포함된 것이다. 우리는 이 작업을 위해 각국 적십자사 또는 적신월사와 협력했다.

국제인도법의 수호자로서 ICRC가 군대와 무장단체가 아이들을 대상으로 모병행위를 하는 점을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첫째, 애초에 아이들을 모병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주력한다. 이를 위해서 아동모병담당자뿐 아니라 당사자인 아이들과 이들이 사는 지역사회와 직접 접촉한다.  

둘째, ICRC는 이 문제를 규율하기 위한 법적 기준을 마련하고, 군대와 무장단체 그리고 민간인들의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한다.

셋째, 이미 모집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경우 ICRC는 해당 무장단체와 군대에게 아이들을 현재 계급으로 제대시켜 가족의 품으로 돌려 보낼 것을 요청한다.

넷째, ICRC는 동원 해제된 아이들이 가족과 다시 재결합할 수 있도록 깊이 관여하고 있다. 차드와 콩고민주공화국, 수단에서 이런 활동을 했다. 

안타깝게도 아이들은 성폭력과 같은 잔학행위의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ICRC는 성폭력의 파괴적인 영향에 대처하기 위해 종합적인 대응책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피해자에게 적시에 의료지원 및 정신적 외상 치료를 제공하고, 필요 시 경제적 지원도 한다. 이와 함께 ICRC는 아동 대상 성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애초에 아이들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고 보호하려고 노력한다.

구금시설 방문 중 ICRC는 종종 아이들과 마주친다. 항상 아이들의 상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며, 필요 시 당국에게 아동의 권리를 상기시키고, 아이들이 가족과 연락할 기회를 제공한다. 어른과 마찬가지로 구금당국이 아이들에게 특정 지원을 제공하지 못할 경우 ICRC가 대신 지원한다.

국제인도법은 전시 아동보호에 대해 어떻게 규정하고 있나?

전쟁 중 아동의 보호는 국제인도법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으며, 모든 국가와 무장단체에게 법적 구속력을 가진다. 아동은 국제인도법 하에서 민간인으로서 두 가지 상황에서 보호된다. 먼저, 적군의 수중에 아동이 들어간 경우 모든 형태의 학대로부터 반드시 보호받아야 한다. 둘째, 적대행위에 가담하지 않은 민간인은 어떤 경우에도 공격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아이들의 취약성을 감안하여 1949년 제네바협약과 1977년 추가의정서에서 특별보호를 지시하는 일련의 규정을 마련했다. 제네바협약과 추가의정서의 25개가 넘는 조항에서 구체적으로 아동을 언급하고 있다.

국제인권법 또한 무력충돌의 영향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하는 구체적인 규정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아동권리협약과 아동의 무력충돌 관여에 관한 아동권리협약 선택의정서도 마찬가지다.

충돌당사자는 반드시 국제인도법과 아동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 민간인이 있는 곳에서 교전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전쟁은 민간인의 기본권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능하다. 국제인권법을 존중하지 않는 자는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며 위반행위는 대가가 따를 것이다. 

필요한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인도주의 단체는 반드시 아무런 제약 없이 아이들을 포함한 민간인에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원문) http://www.icrc.org/eng/resources/documents/interview/children-interview-171109.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