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인도주의를 향한 회복과 도약!

폭염과 집중호우로 힘들었던 여름이 가고, 부쩍 높아진 하늘에 한가위 보름달이 둥실 떠올랐습니다. 곡식이 알알이 여무는 이 계절, 모두의 마음에 풍요와 행복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저는 지난 8월 17일, 대한적십자사 제31대 회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세계 최대 인도주의 네트워크인 국제적십자운동의 일원이자 정부의 인도주의 사업 보조자로서, 우리 사회의 가장 아프고 어려운 이들의 희망을 지켜온 대한적십자사와 함께하게 되어 무한한 자부심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대한적십자사는 118년의 긴 여정을 대한민국 역사와 함께해왔습니다. 한국전쟁 중에는 부상자와 피란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1960년 4·19 혁명과 1980년 5·18 민주화운동 시기에는 헌혈로 생명 나눔을 실천했습니다.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성장한 우리나라의 위상에 맞게 대한적십자사도 국제적 기여도가 상위권에 위치하는 적십자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시대는 변했지만 생명을 지키는 적십자의 활동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지난 여름 발생한 집중호우와 태풍 ‘카논’, 하와이를 삼킨 산불, 최근 수많은 사상자를 낸 모로코 지진과 리비아 대홍수 등 재난·재해로 생명이 위협받을 때도 적십자는 언제나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였습니다. 복지·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 수혈이 절실한 환자들에게 적십자는 든든한 친구가 되어주었습니다.

적십자 가족 여러분,

안타깝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인도적 위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이어지는 무력충돌,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 국제 정세의 불안 등 대내외적 환경은 불안정하고 미래는 불확실합니다. 하지만 대한적십자사는 상황에 굴하지 않고, ‘회복과 도약’을 목표로 지속가능한 인도주의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저 역시 적십자의 새 일원으로서 낮은 자세로 현장을 살피고 사회 각 분야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저는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기에 힘겹게 살아가는 이웃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건네는 작은 도움이 그들에게는 삶을 지키는 큰 힘이 됩니다. 헌혈로, 봉사로, 기부로 생명을 지키는 적십자 활동에 동참해주시는 여러분과 함께 소외된 이웃들의 희망을 찾아주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한적십자사 회장 김 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