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지키고 두피 살리는 샴푸바를 아세요?

RCY로 하나 된 친구들, 샴푸바 만들기에 도전

일요일 오전 11시. 아직은 방에서 뒹굴뒹굴할 수도 있는 이 시간에 중학생 친구들이 모인다고? 게다가 친환경 샴푸바를 만들겠다는 이유로 황금 같은 주말 오전을 기꺼이 내어주다니! 어떤 친구들일까 호기심을 품고 만나게 됐지. 10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구일중 3학년 친구들이 배시시 웃으며 공방으로 들어왔어. 남자 셋, 여자 셋 마주앉은 모습이 흡사 3대3 미팅 같다고 하니까 다들 고개를 가로저었는데, 그중 가위표를 가장 크게 그린 친구가 대구지역 중학교 RCY 단장 김도경 친구야.

“1학년 때 한 반에서 친하게 지낸 친구들인데 RCY에서 다시 만났어요. 뭉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죠. 다 같이 모여 남을 돕고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게 기분 좋아요.”

처음 해보는 친환경 샴푸바 만들기에 다들 기대감을 보였어. 매일 사용하는 샴푸가 환경오염의 원인이라는 건 1990년대부터 논의됐어. 샴푸를 사용하고 헹군 물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돼야 하는데, 거품 가득한 이 물에서는 더이상 미생물이 살 수 없어서 그렇대. 또 샴푸 거품이 물속에 빛을 차단해서 물의 자정능력이 약해지는데, 이를 국내 상수도 정수시설로 완전히 분해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어. 그리고 액체샴푸에는 물과 기름이 섞이도록 하는 합성 계면활성제가 들어 있는데, 이것이 우리 몸에 쌓이면 아토피나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고, 자연에 침투하면 수질과 토양을 오염시켜 생태계를 파괴한다고 해. 하지만 고체샴푸를 쓰면 계면활성제의 주성분인 ‘로릴황산나트륨’이 제외되니까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지. 물론 소중한 두피를 보호할 수 있는 건 덤이야. 샴푸바를 만들기 전 강사님의 사전 설명에 집중하는 친구들의 눈빛이 반짝였어.

무엇 하나 버릴 게 없는 샴푸바의 매력

샴푸 본연의 기능을 발휘하고 색을 내는 주재료는 천연 분말이야. 대체로 파스텔톤을 띠는데 발색보다는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니 이 점을 고려해서 만들어야 해. 예상과 달리 연한 분홍색과 보라색에 관심을 보이는 남자 친구들과, 파란색이나 민트색을 골라 담는 여자 친구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어. “난 머리에 기름이 잘 생기니까 노란색 가루를 넣어야겠어.”, “난 아빠가 쓰실 것부터 만들고 싶어서 탈모 예방에 좋은 맥주효모 가루를 넣었어.” 친구들이 저마다 자기만의 샴푸바를 만들기에 집중했어.

가루를 골라 비닐에 담고 여기에 액상 재료와 향료를 넣어 골고루 잘 섞어주는 단원들. 고체샴푸라고 해서 향을 포기할 순 없잖아? 마음에 드는 향료를 고르기 위해 향을 음미하는 친구들의 모습은 무척이나 진지했어. 조향사가 된 듯 신중하게 향을 탐색하고, 각자 고른 향을 설명하며 자랑하기도 했단다.

이날 샴푸바 만들기 과정에 사용된 가루와 액체를 담은 비닐은 모두 친환경 제품이었어. 곡물로 만들어서 생분해 된다고 해. 썩는 비닐이 있다니! 무엇 하나 버릴 것 없는 샴푸바의 매력에 흠뻑 빠져 손으로 주물주물, 각자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어 갔어. 김정훈 단원이 완성한 피라미드 모양의 샴푸바를 보곤 다들 놀랐어. 조각한 듯 피라미드 층을 잘 표현하고 색깔도 조화로웠거든. 가운데에 ‘SOAP’이라는 영문을 넣고 잡기 쉽게 모양을 빚은 최가민 단원의 샴푸바는 시판제품이라 해도 손색없을 정도였어. 어쩜, 우리 친구들 모두 금손이었구나.

우리가 지키는 환경의 날, 매일이 될 수 있어

이날 샴푸바 만들기 클래스는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앞두고 마련된 시간이었어. 국민들이 환경보전 의식을 쌓고, 실천을 생활화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야. 환경을 아끼는 친구들과 함께 공방에 오신 대구본부 송현정 선생님은 친구들을 뿌듯하게 바라봤어.

“아이들이 직접 샴푸바를 만들면서 창의력과 손재주를 발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또한, 자신이 만든 샴푸바를 자랑스러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성취감을 느끼는 것 같아 기특합니다.”

‘환경오염’이라는 말보다 ‘환경 위기’라는 말이 더 익숙할 만큼 환경문제가 심각한 요즘. 이를 가벼이 여기지 않고 함께 친환경 제품을 만든 대구일중 RCY 친구들의 열정이 돋보였어. 이처럼 자주 사용하는 제품들에 친환경을 더한다면 우리가 기념하는 환경의 날은 일 년에 단 하루가 아니라 매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RCY 친구들의 환경 사랑을 앞으로도 계속 응원할게.

(왼쪽부터) 대구일중학교 3학년 이은진, 최가민, 김도경, 전찬서, 김정훈, 양현수 단원과 대구본부 송현정 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