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다림 끝, 드디어 만난 우리들

"우리는 가장 귀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부산본부 금정전자고등학교 RCY 이순영 지도교사

라오스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베트남, 캄보디아를 거쳐 무려 12시간 만에 도착한 라오스 비엔티안. 훅하는 열기가 닿는 순간, 드디어 라오스에 왔구나 싶었다. 한국에서 정성스레 포장해서 가져온 우정의 선물상자를 라오스적십자사에 전달하고 이들이 마련한 다양한 행사에 참여했다. 다음 날 우리는 봉사활동을 위해 쌈싸바스 학교로 이동했다. 학교에 도착하자 라오스 아이들이 직접 만든 꽃목걸이를 목에 걸어주는데, 마냥 설레는 마음으로 라오스를 찾은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자신들의 학교에 봉사하러 왔다는 이유만으로 열렬하게 환영해주는 이들의 따뜻한 마음에 울컥하기도 했다. 쌈싸바스 학교는 에어컨은커녕 제대로 된 창문도 없고,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모터가 고장 나서 전교생이 화장실 2개를 사용하는 등 굉장히 열악한 곳이었다. 그런데도 열심히 공부하는 라오스 아이들. 낯선 우리에게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 이 아이들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RCY 단(회)원들은 페이스페인팅, 풍선 아트, 태권도 시범, K-Pop 댄스를 선보였고, 다행히도 라오스 아이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RCY 단(회)원들과 라오스 아이들이 함께하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지켜보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RCY 단(회)원들이 아이들과 눈을 맞춰가며 소통하는 모습은 감동적이며 자랑스럽기도 했다. 다음 날부터는 본격적으로 교육 환경개선활동에 참여했다. 라오스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뛰어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벽, 창틀 등에 서투르지만 정성을 다해 페인트칠을 했다. 우리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는 순간들이었다. 알록달록 색을 입은 학교에서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그려가기를 희망해본다. 라오스에서의 마지막 밤, 눈빛만으로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 만큼 가까워진 우리는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의례적 약속이 아니라 우리를 라오스로 다시 이끄는 바람이 되어주길 기대해본다. 여전히 생생한 라오스의 추억들. 봉사활동을 통해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선물을 받았다. 우리가 경험한 벅찬 감동을 다 담아낼 방법이 없어 아쉬울 뿐이다. 이 소중한 기회가 다른 RCY 친구들에게도 닿기를 바란다. 그리고 라오스의 소중한 인연을 꼭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국경을 넘어 전하는 사랑"

강원본부 강원지역RCY 유관영 회원

하늘길을 날아서 사랑을 전하는 여정, 해외봉사활동은 나의 오랜 꿈이었다. 대학교 졸업을 앞둔 시점, 그토록 하고 싶었던 해외봉사활동의 기회가 나에게 찾아왔다. 우연히 ‘삼성 지정기탁 청소년 멘토링 해외봉사활동’ 참가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문을 본 순간 나의 가슴이 마구 뛰기 시작했다. 근데 하필이면 대학교 졸업식 날짜와 해외봉사 기간이 겹쳐 버린 것. 평생 한 번뿐인 졸업식이냐, 해외봉사냐를 놓고 고민하다 마음이 더 이끄는 선택을 하기로 했다. 그렇게 시작된 첫 해외봉사활동. 2월의 베트남은 덥지도 춥지도 않아서 봉사활동하기에 무척 좋았다. 우리는 베트남 박닌 지역에 있는 Tien Du 1 고등학교를 찾았다. 학교에 들어선 순간, 학생들로부터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벅찬 환영을 받았는데 그 순간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교육 환경개선활동의 일환으로 벽화 그리기를 맡게 된 나는 동료 멘토, 청소년 멘티들과 함께 힘을 모아 알록달록하게 벽화를 채워나갔다. 잠깐의 휴식 시간, 청소년 멘티들과 베트남 학생들이 어우러져 농구를 하며 우정을 나누는 모습에 마음 한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봉사 마지막 날, 베트남 학생들과 화합의 시간을 가졌다. 사실 우리는 베트남 학생들에게 한국의 전통악기 연주를 들려주고 싶어서 한국에서부터 틈틈이 모여 열심히 연습해왔다. 그리고 대망의 공연 날이 다가왔는데 이게 웬걸, 처음 계획보다 무대 스케일이 커져 버린 것이다. 우리 무대를 보기 위해 재학생 2,000여 명이 찾아왔고, 베트남 방송사에서도 촬영을 나온 것. 우리는 ‘살면서 이렇게 큰 무대에 설 기회가 언제 또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무대를 즐겼다. 이외에도 K-Pop 댄스, 태권도 시범 공연을 펼쳤고 베트남 학생들은 전통춤으로 화답했다. 봉사 일정을 마치고 우리는 하노이에 있는 베트남적십자사를 찾아 한국에서 준비해 간 우정의 선물상자를 전달하고, 베트남적십자사를 견학했다. 오직 마음을 나누러 갔을 뿐인데 그 자리에 더 큰 사랑과 추억을 채워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동료 멘토와 청소년 멘티, 베트남의 소중한 인연까지 얻었으니 말이다. 나의 해외봉사활동은 여기서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강원본부 강원대학교 RCY 김송 회원

안녕? 나는 베트남으로 삼성 지정기탁 청소년 멘토링 봉사활동을 다녀온 김송이라고 해. 이번 해외봉사활동을 통해 많이 배우고 느끼고 돌아오는 게 나의 목표였어. 우리는 교육 환경개선활동을 위해 베트남 Tien Du 1 고등학교를 찾았어. 나는 베트남 학생들과 함께 나무 심기 봉사활동을 맡게 됐어. 우리는 학교 화단 곳곳에 복숭아나무, 장미 등을 심었지. 비록 언어는 달라도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화단을 가꿨는데, 완성된 모습을 보니 정말 뿌듯했어. Tien Du 1 고등학교에서의 마지막 날은 베트남 친구들과 문화를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어. 우리는 사물놀이를 준비했어. 한국의 전통문화를 베트남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거든. 많은 관중 앞에서 공연한다는 게 떨렸지만,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값진 경험이었어. 이번 봉사활동이 더욱 특별했던 건 대학생과 중·고등학생이 멘토와 멘티로 만나는 멘토링 봉사활동이었다는 거야.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서로의 고민과 생각을 나누고 봉사의 재미와 의미를 찾는 시간들이었지. 멘토로 활동하게 된 나는 진정성 있게 멘티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어. 해외에서 진행하는 봉사활동이니만큼 돌발상황이 발생하거나 어려움이 생기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내 경험을 바탕으로 멘티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거든. 내 진심이 전달된 걸까. 봉사활동 마지막 날, 42명의 멘토와 멘티 친구들이 모여 롤링 페이퍼를 작성했는데 나를 향한 멘티들의 글에서 큰 감동을 받았어. 누군가를 위해 참여한 봉사활동이었지만 이를 계기로 나 역시 많이 배우고 성장한 것 같아. 쉽게 할 수 없는 이 특별한 경험, 기회가 된다면 꼭 참여해봤으면 좋겠어!

"한층 성장한 나를 만들어준 시간"

대전·세종본부 둔산여자고등학교 RCY 김하영 단원

성인이 되기 전까지 해외에 나가는 것도,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이야기라고만 생각했어. 그런데 RCY 덕분에 해외봉사활동에 참가하면서 새로운 세상이 열린 거야. 봉사활동에 참여하기 전과 후의 내 모습은 참 많이 달라진 것 같아.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지내면서 배우고 느낀 게 정말 많았거든. 필리핀 해외봉사활동은 진정한 봉사의 의미와 인류애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어. 필리핀에 머무르면서 힘들게 생활하는 사람들을 마주할 때마다 왜 모든 사람이 풍족하고 여유롭게 살 수 없는지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거든. 사실 해외봉사활동을 가기 전 나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갑갑함을 느끼고 있었어. 또래의 많은 고등학생이 그렇듯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힘들기도 했어. 하지만 이번 해외봉사활동으로 내가 좀 더 긍정적으로 변한 것 같아서 좋아.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는 현재에 감사해야겠다고 느꼈거든. 내가 가지고, 누리고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잘 알게 됐어. 그리고 새로운 목표가 하나 생겼어. 성인이 된 후에 다시 이곳을 찾아 꼭 봉사하겠다고 말이야. 이왕이면 그때의 내 모습이 더 멋지고 훌륭했으면 좋겠어. 필리핀 해외봉사활동을 하면서 느낀 생각과 감정이 헛되이 사라지지 않도록 이 시간을 원동력으로 삼아 하루하루를 열심히 보내볼게. 마지막으로 뜻깊은 경험을 선물해준 RCY와 후원사에도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어.

"단원들로부터 배우는 사랑"

울산본부 김예린 RCY 담당

RCY본부로 발령받고 처음 맡은 일이 바로 청소년 멘토링 해외 봉사활동이었다. 38명의 RCY 단(회)원을 인솔해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캄보디아를 잘 다녀올 수 있을지 걱정과 불안 속에서 보냈던 날들이 머릿속을 스친다. 캄보디아에서의 6박 8일은 내게도 아이들에게도 잊지 못할 시간이었다. 캄보디아로 떠나는 당일까지도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준비하느라 많이 지친 상태였다. 해외봉사활동을 간다는 게 그렇게 설레고 좋은지, RCY 친구들이 잔뜩 신난 모습을 보고 있으니 그동안 힘들었던 게 싹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우리가 찾아간 곳은 캄보디아의 작은 학교였다. 휴대폰 신호조차 잡히지 않는 시골 마을에 위치한 이곳은 교실은커녕 화장실조차 제대로 된 문이 없을 만큼 환경이 열악했다. 과연 우리 아이들이 이곳에서 적응을 하고 봉사활동까지 잘 마칠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섰다. 불편한 환경에 놓인 RCY 단(회)원의 마음을 열어준 건 다름 아닌 캄보디아 아이들이었다. 제대로 된 책상 없이 바닥에서 공부해도 얼굴에 행복한 웃음이 가득한 이 아이들은 우리에게 쪼르르 달려와 짐을 옮기는 것을 도와주기도 하고 사탕, 스티커, 꽃 등을 건넸다. 그 마음이 전해진 걸까. 우리 RCY 친구들의 눈빛과 행동이 달라지고 있었다. 그 마음에 보답하듯 RCY 단(회)원들은 아이들을 위해 예쁜 벽화를 그려주고 싶다며 더운 날씨에도 열정적으로 페인트칠을 했다. 그 순간에도 옆에서 부채질해주는 캄보디아 아이들. 단원들과 캄보디아 아이들의 국경을 뛰어넘는 사랑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서서히 단원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발견하는 것도 기쁨이었다. K-Pop 댄스를 준비하면서도 부끄러움에 썩 내키지 않아하던 친구들이 있었는데, 정작 캄보디아 아이들과 함께한 문화교류행사에서 누구보다 무대를 즐기며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이 아닌가.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단원들이 기특했다. 우리 아이들이 봉사활동을 다녀올 수 있도록 후원해주신 분들, 현장에서 큰 힘이 되어준 캄보디아적십자사 등 봉사하러 왔다는 이유만으로 넘치게 받은 사랑들로 가득 채워진 가슴 벅찬 시간이었다. 해외봉사활동처럼 청소년이 삶을 살아가는 데 원동력이 되는 활동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 무더운 캄보디아에서 보낸 시간이 따뜻함이었다는 친구, 좋은 환경에서 지내면서 불평불만만 했던 자신이 부끄러웠다는 친구, 봉사하러 왔는데 사랑만 받고 돌아간다는 친구. RCY 친구들의 밝은 웃음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