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RC 국제적십자위원회 (International Committee of the Red Cross)

ICRC 장애인 특별기금 이사회의 신임 위원은 장애에 익숙한 사람이다. 샬롯 맥클레인 늘라포는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을 만드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등 남다른 경력을 가지고 있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이 여러 측면에서 주목 받을만한 이유는 무엇이고 특별기금이 해야 하는 구체적이고 중요한 역할은 무엇인지 맥클레인 늘라포 위원으로부터 들어본다.

샬롯 맥클레인 늘라포 위원은 각국 인권단체들의 대표단을 이끌면서 2008년 5월 발효된 유엔장애인권리협약(CRPD) 협상에서 대표 역할을 했다. 이 협약은 인권단체와 장애인이 제 목소리를 낸 첫 협약이라는 점을 포함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최초의 시도이다. 또한 매우 강력한 국가감독체계를 갖춘 최초의 협약이기도 하다.

어떻게 특별기금 이사회의 위원이 되었나?

지난 15년 동안 장애와 개발 분야에서 일했는데 이런 점 때문에 특별기금 이사회 위원들이 접근한 것 같다.

처음에는 연구자로서 아동권리 특히 장애아동을 포함한 소외아동의 권리를 연구했고, 이후 정책문제를 연구하면서 정책개발에 장애문제를 포함시키기 위한 남아프리카장애국가종합전략의 주요입안자로 참여했다. 이후 유니세프에 들어가 아동보호 그 중에서도 장애아동을 중심으로 활동을 했다. 그 후 장애인을 포함한 소외계층의 사회적 경제적 권리 강화에 힘쓰는 남아공인권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되었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이 협약의 특징은 무엇인가?

이 협약은 이례적인 포용절차를 거친 경이적인 성과라고 생각한다. 뉴욕협상에서 유엔 역사상 처음으로 협약 수혜자가 협상에 참가했다는 사실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협상에 모든 종류의 장애를 가진 이들이 참여했는데, 협상에 장애인이 참여했다는 사실은 협약의 구성과 복잡성에서 잘 나타난다. 이 협약은 매우 섬세하며 장애인에게 중요한 문제를 진정으로 다루는 인권협약이다.

협약의 또 다른 중요한 측면은 남반구 국가들(개도국)이 주도했다는 점이다. 일례로 멕시코는 이 협약을 추진하는 데 선봉적인 역할을 했고, 남아공도 매우 깊숙이 관여했다. 이런 협약을 추진하는데 남반구 국가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리라고는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지 못했을 것이다. ‘모든 장애인을 포용할 여력이 없다’고 하면서 흔히 이런 협약을 값비싼 노력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이번 협약의 경우 저소득국가 정부가 나서서 이런 협약이 필요하다고 했기 때문에 장애인도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더욱 인정하게 될 것이다.

세 번째 특징은 다른 협약과 달리 인권과 개발을 함께 다룬다는 것이다. 장애인의 권리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분명하게 명시하면서 동시에 이런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서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협약에서 국제협력과 관련된 32조는 계획적 차원에서 실질적인 장애인 포용을 어떻게 지원해 나갈 것인지 남남교육협력을 어떻게 촉진할 것인지 다룬다.

또 다른 상당히 구별되는 특징은 국가감독체계에 대한 구체적인 요건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는 최초의 시도이다. 33조가 국가감독체계와 관련이 있는데 위반이 직접 일어나는 해당 국가 내에서 국가차원에서 감독할 수 있게 하므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위반이 있었던 곳에 변화가 생길 것이다. 이 협약은 장애인이 어디에 사는지에 대해서도 다룬다.

이 협약은 전세계 장애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달라진 점은 협약이 발효된 지 2년밖에 안됐지만, 그 2년 사이에 협약이 법률개혁과 장애인 단체를 자극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을 보았다.

6억 5천만 명에 이르는 장애인의 권리를 인식한 것은 엄청난 일로서, 이 인식 자체가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미 중국에서 이 협약을 기반으로 법률개혁을 단행했고, 유사한 일이 그 외 많은 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나라들이 협약의 기본 틀과 자국 법을 조화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실로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더 많은 발전이 필요하다. 인식을 제고하고 정부와 같은 의무부담자에게 협약과 관련된 의무가 무엇인지 교육하는 일치된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조약의 의무를 이행하는 책임은 협약을 비준한 체약국(현재 88개 정부 비준)에게 있기 때문이다.

협약과 관련된 정부의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정부역량을 어떻게 배양할지가 남아 있는 어려운 과제다.

특별기금이 집중해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제 막 위원회 위원이 되긴 했지만, 다른 단체나 조직, 기구가 아직 개척하지 않은 특별기금만의 집중분야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특별기금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특별기금이 활동하는 나라를 보면 우리와 유사한 활동을 하는 타 기구는 없다.

우리가 개발과 포용을 권리에 기반해서 접근하기 위해서는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계층이 누구인지 바로 알고 이들을 우리의 우선사항에 두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특별기금이 해온 일이다. 특별기금은 국가의 일반 정책과 계획된 발전에서 보통 소외된 계층에 집중해왔다. 이런 임무를 계속해 나갈 것이다.

특별기금의 집중분야도 중요하지만, 다른 주체들도 있고 장애에는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교육, 교통, 고용 분야와 협력하는 것은 중요하다. 단순히 의족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직업을 갖고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야 한다. 개발을 종합적인 프로세스로 볼 필요가 있다.

좀 더 개인적 차원에서 이동성 또는 이동성의 회복이 얼마나 중요한가?

이동성은 숨쉬는 것을 제외하면 가장 중요하고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정으로 포용을 추구한다면 이동성을 보장해야 한다. 이동에 문제가 없는 사람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 아무리 명석하고 열정적이고 의욕이 넘치더라도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이동할 수 없다면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다. 저임금환경일 때는 더욱 더 그렇다. 인터넷을 통한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나라에 산다면 이동성은 참여의 중요한 요소이다. 이동할 수 있어야 다른 사람과 어울리고 참가하고 사회에 속할 수 있다.

다행히 협약은 이동성 및 접근성과 관련된 문제를 다룬다.

이동성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나는 이동하기 위해 휠체어가 필요하지만 이동성과 관련해 사람마다 필요로 하는 것이 다르다.  이동성은 나에게는 일상생활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물론 장애인을 좀 더 포용하기 위해서는 접근이 용이한 교통시설과 환경을 보장하도록 폭넓게 접근성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협약의 흥미로운 점은 원칙과 권리로 접근성을 소개한 다음 구체적으로 이동성을 다룬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