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07
2006년 네팔의 무력충돌이 종식되었을 당시 약 1만 7,000명의 사망자와 3,100명의 실종자가 ICRC에 신고되었다. 현재 생사를 모르는 1,400명이 ICRC 실종자 명단에 올라와 있다.
네팔을 비롯한 전세계 실종자 대부분은 남성이다. 이들의 아내는 불안함과 불확실성의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네팔 남부 바디아에 사는 락스미 데비 카드카는 9년 넘게 남편의 생사를 모른다. 2003년 마오쩌둥 주의를 신봉하는 반군이 집으로 찾아와 남편에게 잠시 할말이 있다면서 데리고 나간 후 다시는 볼 수 없었다.
락스미 데비 카드카의 말이다. “희망은 거의 없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는 이상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버릴 수는 없습니다. 밤에 남편을 데리고 나갔는데, 5분쯤 지나니깐 개가 짖었어요. 그때 돌아오나 보다 생각했는데 실은 영영 데리고 가는 거였어요.”
락스미가 사는 바디아는 네팔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실종신고가 많다. 집밖에 서 있는 나무가 남편을 매일 떠올리게 한다. 남편이 실종된 해 심은 나무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훌쩍 자라 집보다 키가 더 크다.
락스미를 비롯한 모든 실종자 가족은 생사를 모르는 불안감뿐만 아니라 여러 현실적인 난관에 부딪친다. 가장을 잃은 데 따른 경제적인 어려움을 비롯해 여러 가지 법적 행정적 문제를 겪는다.
락스미 데비 카드카의 말이다. “남편이름으로 작은 땅이 하나 있는데, 제 이름으로 이전하려면 사망증명서가 필요하더라고요. 남편 생사를 몰라 받을 수가 없는데 말이죠.”
국제인도법에 의하면 가족은 실종자 생사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 충돌 당사자는 실종자가 어디 있는지 찾을 책임이 있다.
ICRC는 실종자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당국과 협력하면서 이런 상황에 놓여있는 가족을 위해 법적, 행정적, 경제적, 사회적, 사회심리학적 또는 심리학적 지원을 하고 있다.
락스미 카드카는 ICRC 지원그룹에서 만난 데비사라 왈리와 가깝게 지낸다. 데비사라 왈리의 남편은 마오쩌둥 주의를 신봉하는 반군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정부군에 체포된 이후 실종되었다. 데비사라도 남편이 사망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보기 전에는 남편을 애도할 수도 미련을 버릴 수도 없다. 데비사라에게 지원그룹은 실로 큰 도움을 주었다.
데비사라 왈리의 말이다. “지원그룹을 만나기 전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여성들을 만나고 나서는 뭔가 해야 한다고, 정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데비사라와 락스미는 충돌상황에서는 서로 반대 진영에 속해 있었지만, 40대의 이 두 여성은 지금은 고난으로 맺어진 동지가 되었다. “오랫동안 우리는 홀로 걸었어요. 하지만 상대 진영의 각기 다른 피해자로서 정의를 구하기 위해 이제는 함께 걸어갑니다.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는 것도 뜻 깊은 일입니다"라고 데비사라 왈리는 말한다. 락스미 데비 카드카는 “우리는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어루만집니다. 희망을 잃지 않고 힘을 내야 합니다”라고 동의했다.
실종자는 전세계적인 문제이며, 무력충돌은 실종자를 양산한다. ICRC의 여성 및 전쟁 자문위원인 마리아 테레사 모리도 오토야는 “이 문제는 전세계적인 문제입니다. 콜롬비아에서도 일어나고 있고 리비아에서도 실종신고가 들어옵니다”라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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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RC in Nepal : 실종자 관련 활동 현황
- ICRC에 신고된 무력충돌로 인한 실종자수 3,819건 - 가족찾기웹사이트(www.familylinks.icrc.org)에 실종자 명단을 영어 및 네팔어로 게재, 관리 - 현재, ICRC에 등록된 실종자수는 1,400명임. 이 수치에는 충돌로 인한 모든 실종자 수가 아닌 네팔적십자사에 연락한 가족의 실종자만 포함됨. 명단에는 실종자 가족이 ICRC에 보낸 실종자 이름, 가족사항, 가족이 겪는 고통, 가족이 ICRC에 전달한 메시지, 당국에 대한 ICRC의 대표권 등이 명시되어 있음. - ICRC는 전세계에서 실종자의 생사를 알고자 하는 가족을 대신해 관련 기구와 연락함. 또한 정부당국이 유해발굴 및 신원파악을 위해 과학수사 역량을 강화할 것을 장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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