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극복하는 ‘시작점’이 되겠습니다

만물이 생동하고 아름다움이 더해지는 계절, 봄입니다. 한 해를 여는 계절인 봄은 희망찬 앞날을 비유하는 말로도 쓰입니다. 어렵고 힘든 시기, 대한적십자사가 아프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봄’이 되어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최근 대한적십자사는 인도주의 활동의 여정을 살펴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3·1절을 맞아 임시정부 시절,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대한적십자회 활동과 적십자운동의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특별 전시 ‘시작점’을 서울사무소에서 열었습니다.

대한적십자사는 1905년 창립한 이래 대한제국, 상해임시정부, 대한민국의 수립과 발전 등 역사의 현장에 함께했습니다. 임시정부하에서 대한적십자회는 독립군 부상자 치료를 위해 간호사를 양성하고 적십자병원 건립을 추진했으며, 국내외 지부를 개설해 적십자회비를 모아 독립운동을 지원했습니다. 6.25 전쟁 중에는 미국, 스웨덴 등 35개국 적십자사로부터 원조를 받아 피란민을 구호했습니다. 그 역사를 넘어 이제는 191개국 적십자사 중 선도그룹으로서, 우크라이나, 튀르키예 등 인도적 위기에 처한 곳에 도움을 주는 나라로 성장했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합니다. 이번 특별전을 통해 100여 년 전 한반도와 전 세계에서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던 선열들의 희생과 노고를 기억하며 대한적십자사가 나아갈 미래를 그려봤습니다.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글로벌 인도주의 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국내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쟁, 기후변화, 초저출산-초고령 사회 도래에 따른 각종 사회문제 등 다중 위기 상황 속에서 인류애의 불씨를 모아 위기를 극복하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적십자의 고유사업은 물론 기후위기 대응 및 예방활동, 연대와 협력을 통해 국제 인도적 지원, 공공의료 및 치매환자 돌봄, 자살 예방 활동, 다문화 사회 지원 등 새롭게 대두된 사회적 위기를 해결하는 ‘시작점’이 되겠습니다.

지난 3월 대한적십자사는 ‘2024년 적십자회비 모금’에서 목표를 조기에 달성했습니다. 이는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대한적십자사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공익성을 인정받은 성과입니다. 특히 3년 연속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2등급을 달성하고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에 대한 정부 훈·포장이 올해부터 신설된 것은 역사 속에서 유구히 빛나온 대한적십자사의 가치가 증명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민과 국가를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의 힘으로 탄생한 대한적십자사. 앞으로도 그 시작을 되새기며 생명의 가치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길을 이어나갈 것입니다. 지속가능한 인도주의를 향한 우리의 걸음에 동참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대한적십자사 회장 김 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