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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헌신과 사랑(kbc 희망풍차 휴먼다큐 나눔 51화/22.4.2방송)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022-04-25	조회	3196

[kbc광주방송 희망풍차 휴먼다큐 나눔 51화, 22.04.02방송]

여느집처럼 곤히 잠든 아이를 깨우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는 엄마

-견우냐 일어나, 일어서.

다른 점이 있다면 눈이 뜨자마자 약부터 챙기는 건데요

벌써 10년 넘게 해온 아침 일상입니다.

-경기약이에요. 경련약이요. 아이가 경련이 너무 심해서 지속적으로 약을 처방받아서 먹고 있어요 몇 년동안.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약을 먹기 시작했어요.

약을 먹고나면 이번엔 기저귀를 교체할 차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견우는 아직도 기저귀를 차고 있는데요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기저귀를 벗지못한 아들이 엄마는 그저 안쓰럽기만 합니다. 어린아이처럼 보이는 작은 체구지만 견우에 나이는 올해로 21살. 혼자서 세수도 못하는 어른 아이죠.

견우는 성장이 멈추면서 하체에 온 기형으로 양쪽 다리가 모두 굽은 상태였는데요. 다행이 지금은 수술을 받아서 이렇게나마 조금씩 걸을 수 있게 됐습니다.

- 다리가 이렇게 무릎을 굽힌채로 걸었거든요 그래서 다리 수술을 한 상태에 있어요. 이 상태도 계속적으로 몇 개월마다 거기서 오라는 진료보는 날짜를 알려줘서 그때마다 진료보러 다녀요.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챙겨줘야 하는 21살 아들. 견우는 2만명중 한명만 걸린다는 희귀 난치병인 소토스 증후군을 앓고 있는데요. 지적장애와 발달장애가 나타나는 유전질환으로 평생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말 한마디 할 수 없습니다.

- 아들이 말을 못한다고 어릴때부터 그냥 ‘아’‘아’ 소리만 내는 의소소통이 안되요.

- 한 마디로 못하는 거에요? 네

- 엄마는 하죠? 엄마도 못해요

- 좋다 안좋다 정도만 표정으로보고 해요. 제가 알아서 하는 거죠.

향림씨는 견우에 표정만 봐도 무엇을 원하는지 단박에 알 수 있다는 데요

지금까지 엄마라는 말을 한번도 듣지 못했지만 이렇게 옆에만 있어 준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엄마입니다.

먹고 자고 씻고 입는 것까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견우. 그래서 엄마 눈에는 아직도 아기라는 데요. 그런 아들 곁을 형림씨는 하루 24시간 지키고 있습니다.

- 뇌병변하고 지적장애가 중복되어 있어요. 뇌 발달이 잘 안되서 멈추게 된거에요.

- 그러면 어머님이 전부 다 보살펴야 되겠네요? 네, 옷입히는 거 모든 게 스스로가 안되니까.

약을 먹기 위해 수년째 같은 식사시간을 지키고 있다는 모자.

손이 불편한 견우를 위해서 밥에 반찬까지 올려주지만, 절대로 입에 넣어주지는 않습니다. 이게 엄마만에 철칙이라는 데요.

힘들어도 스스로 먹는 연습을 계속해야지 뇌도 근육도 굳지 않기 때문이죠.

이게 다 견우에 재활을 위한 특급 훈련인 셈입니다.

- 태어나서 처음에 6개월때인가 뇌가 다 안자라가지고 수축된 멈춰있는 상태라 해서 계속 재활활동을 했죠.

엄마가 아침상을 치우느라 분주한 동안 혼자 있던 견우가 자연스럽게 텔레비전 앞으로 향합니다. 많은시간을 집안에서 보내온 견우에게 티브이는 유일한 친구같은 존재라는 데요.

물론 엄마에 폭풍 잔소리도 빠질 수 없죠.

- 뒤로 앉아. 앉아. 다리 펴.

- TV를 왜이렇게 높게 다셨어요? 아니 막둥이가 자해행동이 너무 심해가지고 예전에 밑에다가 설치를 했는데, 자해행위를 해서 TV가 망가진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위에다가 올렸어요.

5년전 남편과 이혼한 엄마는 홀로 3남매를 키우고 있는데요, 첫째 견우와 3살 터울에 막내 역시 형과 같은 병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활동적인 막내는 형과 달리 분노 발작이나 자해같이 이상행동을 보일때가 많다는 데요.

- 쿠션같은게 많이 되어 있네요? 막둥이가 같이 살았는데 애기가 집에서 떨어져서 요양병원에 있어요. 그래서 전에 자해행동이 너무 심하다 보니까 모서리등에 붙여 둔거에요

- 큰아이하고 막내하고 둘이 같은 병인가요? 네. 그래도 큰아이는 순한편이고 막둥이는 활발한 성격이어 가지고 그게 단점이 있데요.

엄마 혼자 아픈 아이를 하나도 아닌 둘씩이나 키우는 일이 어디 쉬웠을까요? 그 힘겨웠던 날들을 엄마에 몸도 병들게 했습니다. 향님씨는 갑상선 암투병과 디스크로 인해 건강이 좋지 않은데요. 그동안 엄마를 도와서 오빠와 동생을 돌봐온 둘째딸이 타지역으로 대학을 가면서 엄마는 아픈 두아이를 챙기느라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지경입니다.

- 이빨이 안좋아가지고 치조골 이식수술을 했어요. 진통제를 먹고 있어요. 염증이 심해가지고 치료받았거든요.

막내 낙상사고 이후 엄마의 걱정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아픈 아이들이 지금보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게 이사를 가고 싶지만 이사 비용은커녕 한달에 50만원씩 들어가는 아이들 기저귀값도 부목포 담스러운 실정인데요. 수급비만으로 4식구에 생계를 꾸리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당장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한푼이라도 벌어 생활비에 보태야 하지만 잠시만 자리를 비워 어떤 사고가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아이만 두고 외출은 꿈도 꿀수가 없습니다.

- 이사를 가야하는데 돈이 안되니까 가고 싶어도 가지를 못하고. 애들은 저기하고... 기초수급자 생활비로 사는 거죠. 기초수급자로 지원받을 수 있는 것은 저기하고, 딸도 국가장학금을 지원받아서 학교를 다니는 거지 따로 감당하기 힘들죠. 기저귀도 채워야 하고.. 모든게.

엄마와 견우가 모처럼 집을 나섭니다. 오늘은 견우가 장애인 주간 보호센터에 가는 날인데요. 다리가 불편한 아들이 행여나 넘어지지 않을까 엄마는 견우에 손을 더욱 꼭 잡습니다.

-걷는게 굉장히 불편해 보이는 것 같아요.

-네 좀 다리가 불편하니까요. 멀리 갈때에는 좀 휠체어 태워서 다녀요

센터차량을 기다리는 큰 도로까지만 걸어가면 되는데 얼마 못가 주저앉고 마는 견우.

견우야 힘들었어? 견우한테는 멀지 그렇지? 견우야 몸 건강 생각해서 걸어야 돼

힘들면 잠깐씩 쉬었다가 가기도 해요

엄마에 응원에 힘을 내 다시 걷기 시작하는 견우. 힘들어도 조금씩 걸어야 다리 근력을 키울 수 있다는 데요. 채10분이 안되는 거리지만 견우에게는 1시간처럼 멀게만 느껴집니다.

-견우차 빨리오세요. 견우가 기다리고 있어요. 선생님 오늘 왜이렇게 늦어요. 빨리 빨리 와주세요

힘들어 하는 견우를 어르고 달래는 엄마. 아픈 아이들을 돌보다 보면 지칠 때도 있지만 엄마에게 견우는 삶의 이유이자 이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물입니다.

말은 안해도 이런 엄마에 마음을 견우도 알고 있겠죠

-오늘 차가 늦나보네요

-네 오늘은 좀 늦네요 평상시에는 빨리오는데

-그동안 운동 많이 하겠는데요? 너무 운동을 안해서 견우도 좀 걸어야 해요. 다리힘도 길러주고 해서 좀 걸어야 돼서 좀 빨리 나와요.

마침내 기다리던 센터 차량이 도착했습니다. 이시간이 엄마와 견우가 유일하게 떨어져 지내는 시간인데요. 처음엔 울면서 엄마손을 놓지 않던 견우도 이제 제법 의젓하게 차량에 오릅니다.

- 견우야 잘갔다와

도착한 곳은 동구에 있는 한 장애인 주간보호센터. 이곳은 가족의 도움없이는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18세이상의 발달 장애인들을 주간동안 가족들을 대신해 돌봐주는 시설인데요. 견우도 일년 전부터 이곳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 견우씨 같은 경우는 작년 2월에 센터에 입소를 하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일상생활이 전혀 되지 않는 이용자였는데 지금 많이 적응하고 지금 혼자서도 프로그램 참여할수도 있고 그에 따라서 일상생활에서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센터에서는 심리치유나 신체활동과 같이 발달장애인 특성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견우도 이곳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새로운 체험을 통해 사회에 적응하는 법을 조금씩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집에만 있을때보다 견우에 표정도 훨씬 밝아졌습니다.

- 선생님처럼 합체. 손으로 조물조물.

- 견우씨가 집에서는 할 수 없는 프로그램들을 저희가 직접 체험하게 해주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희도 보람을 느끼고.

갑자기 등장한 케익에 깜짝놀란 견우. 견우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센터에서 특별히 준비한 깜짝 생일파티가 열렸습니다. 아직은 어색하고 낯설지만 언젠가는 견우도 이시간을 즐겁고 행복한 추억으로 떠올리길 바랍니다.

- 저희가 센터에서 지원되는 물품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고 있고, 최대한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그 시각 견우네 집에는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적십자 봉사활동을 통해서 엄마와 인연을 맺게된 희정씨. 막내 사고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와준 고마운 이웃입니다.

- 애들은 잘 있죠? 지금 완전한 의식은 없고 반혼수만 있어요.

모든게 자신에 잘못인것만 같아서 스스로 책망해온 엄마. 따뜻한 위로에 다시 용기를 얻습니다.

- 너무 고생을 많이하고 사니까 얼굴이 어둡잖아요. 힘이 없어 보이고 그래서 항상 마음에 남아 있어요. 저런 사람이 드물거든요. 중증장애인 두명 키우고 있는. 다른 엄마 같으면 도망갔을 것 같아요. 진짜 애들이 심했거든요.

힘든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아픈 아이들 곁을 지켜온 향림씨. 엄마는 앞으로도 3남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 앞으로 어머니하고 아들둘하고 딸 하나하고 정말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고맙겠습니다.

지금 엄마에 가장 큰 걱정은 뇌출혈 수술후 요양병원에 입원중인 막내 요한이에 상태인데요. 기약없이 쌓여가는 병원비도 걱정입니다.

- 요한아 엄마. 사랑하는 아들 엄마. 요한아 밥 먹었어? 잘 자고?

코로나로 간병조차 할 수 없으니 더욱 답답한 상태. 이렇게 아들에 모습을 지켜보는게 지금 향림씨가 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 지금까지 잘 이겨내왔지? 응. 요한이 잘 할 수 있지?

요한이가 엄마에 목소리를 듣고 조금만 더 힘을 내 주길. 부디 이 고비를 잘 이겨내길 엄마는 간절히 바랍니다.

- 마음도 아프고 코로나도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아이라도 볼 수 있고 하는데. 만져보는게 소원이에요.

중증 장애를 앓고 있는 두아들를 홀로 돌보고 있는 엄마 향림씨. 엄마에 소원은 아이들이 더 이상 아프지 않고 지금처럼 함께 오래오래 사는 건데요. 엄마에 바람이 이뤄질수 있게 사랑과 정성을 전해주세요. 엄마와 가족들에게 희망을 선물해 주세요.

(화면전환)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에서 아주 특별한 회의가 열렸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지는 희망풍차 나눔 프로젝트를 위한 준비가한창이었는데요. 3년째를 맞는 코로나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는 소외된 이웃들은 없는지 주변을 더욱 꼼꼼하게 살피기로 했습니다.

- 작년어려운 시기에도 많은 분들이 후원을 해주셔서 20가정에게 1억2천7백만원정도 지원을 했습니다. 지원형태는 생계지원이라던지 주거환경을 개선해주고, 의료비를 지원하는 활동을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방송 이후에 추가로 네이버 해피빈 모금을 통해 더 어려운 사정을 알리고 도움을 받아서 진행을 했습니다. 올해도 여전히 코로나 때문에 어렵고 최근에는 산불이라던지 우크라이나 위기라던지 여러 가지 재난이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 어려운 이웃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가장 어려운 위기가정들을 발굴해서 시청자 여러분에게 알려드릴려고 합니다. 많은 관심과 동참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