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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료실

움막 할아버지의 새출발!

작성일 :
2017.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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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대덕구 덕암동의 야산 중턱에서 움막을 짓고 5년을 살아온 A씨(72). 그가 처해있는 참담한 상황은 매서운 겨울 바람이 몰아치던 지난 1월에서야 비로소 세상에 ‘알려졌다.’ 등본상 주소에 실제로 살지 않은지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난 후였다.

영양상태가 부실해 이미 이가 다 빠져버려 길게 말하기 어려운 A씨와 인터뷰를 직접 진행하기는 무리였다. 대덕구청 통합사례관리사 박찬양 주무관이 들려주는 이야기로 인터뷰를 대신했다. 그가 도대체 어떤 연유로 움막까지 짓고 살게 되었는지를 정확히 알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대략적으로 박 주무관이 파악한 바로는 오랜 가정불화와 생활고가 겹쳐 지금의 상황에 온 것으로 보인다 했다.

대한적십자사봉사회 대덕지구협의회 봉사원들과 함께 움막을 찾아가는 것부터가 쉽지 않았다. 수풀을 헤치고 움막 쪽에 가까워지자 개 여러 마리가 크게 짖었다. 오랫동안 가족과 연락이 끊긴 채로 살아온 A씨가 외로운 마음에 유기견을 하나둘 데려다 키우다보니 여덟 마리로 늘어났다고 한다. 개를 아끼는 마음에 기초생활수급비조차 개를 키우는데 먼저 쓰다 보니 A씨 본인의 삶은 점점 더 열악해져만 갔다.

낯선 손님을 향해 무섭게 짖어대는 개 여덟 마리를 겨우 지나 움막에 다다랐다.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었다. 나무판자로 틀만 겨우 유지한 집에 걸맞지 않게 너무 큰, 푸른 방수천막과 그 위에 긴 작대기 두 개가 눈에 먼저 들어왔다. 제대로 된 수도시설이 없어 빗물을 받을 수 있게끔 만든 간이 집수장이었다. 식수, 빨래, 목욕 등 온갖 용도로 빗물을 아껴 써야하다 보니 위생은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정수되지 않은 빗물을 직접 마시는데다, 밥을 먹고서 식기를 설거지할만한 충분한 물이 없다보니, A씨는 움막에 사는 내내 배탈을 달고 살았다.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물조차 모자란 움막에 사는 A씨에게 난방은 사치였다. 그 어떤 난방장치도 없는 곳에서 매번 겨울을 나던 A씨의 건강은 급속도로 악화되었고, 지난 1월 제보가 들어왔을 때는 온몸이 꽁꽁 얼어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었다고 한다.

제보 직후 대덕구청 박 주무관이 현장에 긴급 파견되었다. A씨에게 가장 급한 것은 역시 ‘집’이었다. 건강이 나빠질 대로 나빠진 A씨가 하루라도 빨리 움막을 벗어나 집다운 집에 살 수 있는 방법을 백방으로 찾은 결과, LH에서 운영하는 주거취약계층 지원 사업을 알게 되었다. 주거취약계층임을 증빙하는 서류와 함께 2천만원 전셋집을 구해오면, LH에서 전세금 1900만원을 지원해주고 나머지 100만원만 자기가 부담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100만원의 돈도 A씨로서는 당장 구할 방도가 없는 큰돈이었다.

나머지 100만원을 구하기 위해 대덕구 희망복지지원단이 민관협력 방안을 수소문한 결과, 대한적십자사 대전세종지사에서 운영하는 ‘위기가정 긴급지원’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 복지사각지대에서 긴급한 위기에 처한 가정을 대상으로 주거비, 생활비, 교육비 등 맞춤형 지원을 해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적십자 대전세종지사로 전화를 걸어 곧바로 신청하자, A씨가 처한 상황이 심각한 만큼 적십자에서도 바로 주거비 100만원과 생활비 150만원(3개월간 50만원 지급)을 지원했다.

운 좋게도 A씨가 살던 움막 근처 동네에 2천만원 전셋집도 바로 구해져, A씨는 지난 5월 8일 새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동안 제대로 물을 마시지도, 씻지도 못하던 A씨에게 새 집은 그 어떤 집도 부럽지 않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집이었다. 이사하자마자 그동안 입던 모든 옷가지를 세탁하는데 장장 3일이 걸렸다고 한다. 예전에 목수 일도 잠깐 했었던 A씨는 손재주가 좋아 새 집에서 옷을 걸어놓을 행거도 직접 짜 맞췄다.

적십자사에서 A씨의 새 집을 방문한 날은 이사한지 4일이 지났을 때였다.

“이제 겨우 집 좀 보여드릴만하네유”라며 수줍게 웃는 A씨. 벌써 새 집에 정이 들어, 말하는 와중에도 끊임없이 바닥을 쓸고 닦는다.

새 집으로 옮기고 난 후 항상 싱글벙글 웃는 A씨는 자활 의지도 강해 벌써 초봄부터 야산에 이것저것 모종을 사다 밭에 기르고 있다고 한다. “농약은 하나도 안 쳐유”라며 정성스레 고구마, 양파, 마늘 등을 기르는 A씨의 현재 가장 큰 꿈은 본인이 기른 채소를 마을 장에 내다파는 것이다. 의욕적으로 생애 첫 농사에 도전한 A씨의 밝은 모습에, 대덕구청 통합사례관리도 원칙적으로는 6개월만에 종료되지만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면서 A씨의 자활을 도울 예정이라 한다. 또 대덕구종합사회복지관에서도 매일 점심 도시락이 배달되어 A씨의 끼니와 새참을 책임지게 된다.

틀니도 새로 맞추고, 농사도 새롭게 지으면서 비로소 활짝 웃고 살게 된 A씨에게도 아직 고민은 있었다. 버려진 TV와 밥통을 주워 10년을 넘게 썼더니 이미 고장이 나버려 지금 새 집에서는 TV도 볼 수 없고, A씨 스스로 밥도 지어먹기 어렵다.

적십자사 직원과 함께 A씨의 새 집을 방문했던 대한적십자사봉사회 대덕지구협의회 양순덕 회장과 봉사원들이 그 사정을 듣고 십시일반 봉사회 회비를 모아 TV를 선물해드리기로 했다. 이제 TV를 맘껏 볼 수 있다는 소식에 연신 고개 숙여 감사를 표하는 A씨의 배웅을 받으며 집을 나섰다.

대한적십자사 대전세종지사, 대덕구청 희망복지지원단, LH, 대덕구종합사회복지관, 대한적십자사봉사회 대덕지구협의회 등 여러 손길이 모여 A씨와 함께 희망을 나눌 수 있었다. 더 낮은 곳으로, 더 어두운 곳으로 먼저 달려가는 대한적십자사의 희망나눔 릴레이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주변에 A씨와 같이 긴급한 위기에 처한 가정이 있을 경우, 대한적십자사 대전세종지사(042-220-0123)로 연락하면 위기가정 긴급지원에 대한 상담 및 지원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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