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예기치 못한 대형 재난과 인도적 위기 상황의 연속이었습니다. 2019년에 시작된 코로나19로 팬데믹(Pandemic)이 가중되는 한편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 우크라이나 분쟁 등 다양한 국내외 인도적 위기 속에서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인도적 위기 상황에서 대한적십자사는 공공의료기관이자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서 역할과 임무 수행을 다하는 한편 심리적 응급처치 및 심리 상담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습니다. 연초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를 시작으로 울산과 충북 공장 등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했을 때 적십자는 가장 먼저 달려가 아픔을 나누고 일상 회복을 도왔습니다. 또한 연이어 발생한 동해안 산불을 비롯하여 1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와 태풍 힌남노가 휩쓸고 간 수해 지역과 가슴 아픈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도 긴급구호와 심리회복 지원 활동을 펼쳤습니다. 적십자 직원, 봉사원과 재난심리회복지원 활동가들은 불안과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의 아픔과 슬픔을 어루만지고 마음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적십자병원은 12만 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하였습니다. 특히 인천병원은 응급실 재개소와 종합병원 승격, 누구나진료센터 개소 등을 통해 공공병원으로서 역할을 강화했습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로 헌혈자가 급감하는 상황에서도 정부 및 국회와 협력해 단체헌혈을 활성화하고 개인 헌혈 접근성 개선 및 예우 확대로 혈액 수급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국제적 지원에도 발 벗고 나섰습니다. 대한적십자사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국제적십자사연맹(IFRC), 전 세계 192개국 적십자사와 함께 연대하고 협력하여 긴급구호활동을 펼쳤습니다. 무력충돌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을 위해 현금을 지원하고 분유, 월동물품, 구호 차량 등 긴급구호물자를 보내며 생명을 살리는 데 앞장섰습니다. 지난 7월에는 루마니아적십자사와 협력하여 루마니아에 체류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인도적 지원센터를 개소했습니다. 다시 웃음을 찾은 어린이들의 미소 속에서 희망이라는 싹을 틔울 수 있었습니다.
적십자 운동은 인류가 힘든 순간에 늘 함께해왔습니다. 대한적십자사는 항상 그래왔듯이 인류의 고통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장 빠르게 달려가겠습니다. 급작스러운 기후변화와 재난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국제적인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나눔의 힘을 모으겠습니다. 일상을 잃은 이웃들에게 필요한 최적의 도움을 주고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겠습니다. 인도주의 정신의 본질을 기억하며 복지의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세상에서 가장 낮고 추운 곳을 살피겠습니다. 그리고 분단으로 70여 년간 소중한 가족들을 만나지 못한 이산가족의 아픔을 어루만지면서 여전히 전하지 못한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한적십자사는 인도주의 이념 아래 인간을 존중하고 생명을 구하는 일을 합니다. 이 모든 활동은 대한적십자사를 지지해주는 후원자, 봉사원, 헌혈자가 있어서 가능한 일입니다. 적십자 운동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대한적십자사 회장 신 희 영